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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불량 진단키트’ 의혹에… 英 “환불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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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불량 진단키트’ 의혹에… 英 “환불해 달라”

입력
2020.04.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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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의료물자 허술 지적 잇따라 

16일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대학병원에서 영국 국가보건시스템(NHS)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16일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대학병원에서 영국 국가보건시스템(NHS)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을 위해 중국 업체에 주문한 진단키트가 불량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ㆍ세계적 대유행) 과정에서 중국이 수출한 의료장비가 불량이라는 보도가 처음은 아니지만 코로나 유행에 휩쓸려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영국 정부 책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측은 중국에 지불한 키트 대금을 돌려받을 계획이나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2,000만달러를 들여 중국의 2개 회사에 주문한 코로나19 자가진단 테스트 키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 해당 키트는 정확성이 떨어져 최소 200만개의 키트가 사용도 못하고 창고에 쌓여 있다고 한다.

문제는 영국 정부가 해당 물량을 주문하면서 철저한 검증 없이 중국 업체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키트를 제조한 중국 바이오기업 올테스트 바이오테크와 원드포 바이오테크는 자사 제품이 “유럽연합(EU)이 정한 표준을 충족한다”고 주장했고, 코로나19 확산에 신경이 곤두섰던 영국 측이 서둘러 매입에 나서면서 가격도 높고 검증도 안된 기술을 적용한 키트를, 그것도 선불로 구매하는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신문의 분석이다.

영국 정부는 키트 대금 환불을 추진 중이다. 영국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NYT에 “정부는 최소 수량의 테스트 키트를 주문했으며 어떤 식으로든 지불한 대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오픈쇼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영국 정치인들은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큰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며 계약을 서두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전을 계속해 왔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주일 안에 약국에서 임신테스트기를 살 수 있는 것처럼 간단하게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공급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니컬러스 로커 서리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정부가 대규모 테스트로 봉쇄 상황을 해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하루에 2만건에 미치지 못하는 검체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일일 12만건 검사를 시행 중인 독일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치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이 수출한 의료장비가 허술하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달 28일 네덜란드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제조업체가 공급한 마스크가 1ㆍ2차 시험 모두에서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판명돼 전량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공영 NOS방송은 중국 업체가 공급한 마스크가 착용한 사람의 얼굴에 밀착되지 않거나 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결함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산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를 대량 수입한 스페인과 체코에서는 ‘제품의 정확도가 30% 미만’ ‘80%가 불량’이라는 불만이 줄을 이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스페인 전염병ㆍ임상 미생물학회는 중국 ‘선전 바이오이지 바이오테크놀러지’ 사에서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검사한 결과, 정확도가 30%에도 못 미친다고 공개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산 의료용품에 대한 잇단 불만 제기에 되레 큰소리를 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외무역상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해외 언론 매체가 보도한 중국산 의료물자 수출품이 품질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은 객관성을 잃은 보도”라면서 “정부가 최근 공식 채널로 입수한 내용을 보면 자국 의료품은 다수 국가 의료 현장에 배포돼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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