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쓸어 담은 ‘동학 개미’ 성적표는]
“나라 망해도 삼전은 안 망해” 믿음
올해 9조 투자, 외인 물량 다 받아내
지난달 23일 저점 대비 21% 상승
최근 코스피는 최악의 실물경기 지표 속에도 어느새 1,900선을 회복했다. 20여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 예고와 최악의 실업대란, 기간산업 부도설까지 악재가 수두룩하지만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나아질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09% 오른 1,914.53으로 마감했다. 불과 한 달 전(3월19일) 기록한 장중 저점(1,439.43)보다 475포인트나 급등한 수치다. 올해 1월 20일 전고점(2,277.23)과 비교하면 벌써 60%가량 낙폭을 만회했다.
여전히 높은 실물경제 악화 우려에도 주가가 이처럼 단기간에 급반등한 데는 이른바 ‘동학개미 군단’의 분전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빠져나가기 바빴던 외국인에 맞서 개인들은 올해 삼성전자 주식만 9조3,22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의 전체 순매수 금액(22조7,299억원)의 41%에 달한다.
일단 지금까지 성적은 나쁘지 않다. 1월20일 사상 최고가(6만2,400원)를 찍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3일 4만2,500원으로 불과 두 달여 만에 32% 폭락을 경험한 뒤, 지난 17일(5만1,400원) 25거래일 만에 다시 5만원선을 회복했다. 저점 대비 벌써 21% 상승이다. 외국인이 최근 삼성전자를 다시 순매수하고 있는 것도 전망을 밝게 한다.
개인들은 ‘나라가 망해도 삼성전자는 안 망한다’는 믿음으로 올해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7조5,843억원)에 맞섰다. 지난달 4만원 후반대로 삼성전자 주식 약 100주를 매수한 직장인 임모(34)씨는 “1분기 실적도 좋고 주가가 상승할 일만 남은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사상 최고치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개인들은 여전히 막대한 실탄을 쌓아 두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투자자 예탁금은 44조2,344억원(지난 16일 기준)에 이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만 “삼성전자가 좋은 주식인 건 분명하지만, 코로나 이슈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신용 등으로) 무리하게 뛰어들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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