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관객이 급감한 극장가에 3만원을 받고 극장을 통째로 빌려주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17일 멀티플렉스체인 CGV에 따르면 CGV강변ㆍ상봉ㆍ중계점 3곳은 지난 13일부터 3만원에 극장 전체를 빌려주는 상품을 팔고 있다. 2명까지 관람 가능하며 관객 1명이 추가될 때 1만원씩 더 내야 하고 최대 10명까지 볼 수 있다. 혼자서 영화를 보고 싶거나 연인 또는 친구와 안전하게 영화를 즐기고 싶은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관람 영화는 상영 작품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상품 판매는 28일 종료된다. CGV 관계자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 벌써 예약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3만원짜리 극장 대관은 코로나19로 극장 관객수가 급전직하하면서 나온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16일 전체 관객수는 2만123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14만1,968명)의 7분의1 수준이다. 16일까지 이달 관객수는 43만7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0만6천252명)보다 10분의1 정도에 머물렀다.
극장가에 따르면 최근 낮 시간엔 1,2명 정도만 관객이 찾는 극장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우려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고, 국내 투자배급사들이 2월말부터 신작 개봉을 미루면서 관객의 발길의 더 뜸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서 코로나19로 극장 대부분이 휴관하면서 할리우드 대작 개봉까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CGV 관계자는 “3만원 대관 상품은 강변점 등 3개 지점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공모한 뒤 나온 자체 이벤트”라며 “소수가 극장을 전세 내듯 관람하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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