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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눈] “북한 외교관도 당선 되는데…” 英외교관에 출마 권한 사연

입력
2020.04.17 11:40
수정
2020.04.1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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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영국 정치참사관 “코로나 와중 총선, 한국이 승리자” 찬사

누리꾼들, 태구민 당선인 암시하며 “다음 총선 나오실래요?” 뜬금 제안

그레엄 넬슨(Graham Nelson) 주한영국대사관 정치참사관 트위터 캡처
그레엄 넬슨(Graham Nelson) 주한영국대사관 정치참사관 트위터 캡처

한국에 주재하는 한 영국 외교관의 4ㆍ15 총선에 대한 찬사에 온라인상에서 “북한 외교관도 당선되는데 다음 총선에 나오지 않겠느냐”라는 ‘뜬금 제안’이 나오면서 17일 눈길을 끌고 있다. ‘보수텃밭’ 서울 강남갑에서 탈북민 출신으로는 처음 지역구 금배지를 단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레엄 넬슨 주한영국대사관 정치참사관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던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보자, 유권자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다”라며 “어느 지역에서 누가 승리했는가 보다 이런 위기 중에서도 안전하고 질서 있게 높은 투표율로 주권행사를 하는 대한민국이 제일 큰 승리자”라고 글을 남겼다.

여기에 한 누리꾼이 “다음 총선에 나오실래요? 북한 외교관도 되는데 영국 외교관은 그냥 거의 90%로 됩니다”(gu****)라고 댓글을 달면서 이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누리꾼의 질문에 넬슨 참사관은 “ㅋㅋㅋ”이라는 알쏭달쏭한 답변을 남겼다.

그의 글에는 “민감한 사안을 피하면서도 외국인 외교관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xj****), “영국도 신속히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sw****) 등의 게시물 내용과 관련된 긍정적 반응이 주로 나타났다. 다만 “다음 총선 때 통합당으로 경북 쪽에서 도전하면 99% 당선이다”(si****), “외모도 이 동네에서 좋아할 스타일이고 강남ㆍ서초도 100%다”(88****) 등의 출마 관련 후속 댓글도 이어졌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뉴시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뉴시스

누리꾼들의 출마 권유는 태 당선인과 통합당, 강남 지역구민들에 대한 우회적 비판의 하나로 보인다. 댓글에서 ‘북한 외교관’으로 표현한 태 당선인은 평양 출생으로 북한 외교관 양성 기관인 평양 국제관계대를 졸업, 영국 주재 북한 공사로 근무하다 2016년 8월 탈북해 강연ㆍ저술 활동을 해왔다.

그 동안 탈북민 중에서는 2번째로 직급이 높은 최고위급 인사로, 북한 출신이 지역구에 당선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태 후보 당선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남구 아파트 재건축ㆍ재개발시 탈북민(새터민) 거주지를 일정비율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법제화 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태 당선인의 이력과 관련 온라인상에서는 지지와 조롱의 반응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지지하는 이들은 “한때 김정은 일가의 총애를 받았던 사람은 맞지만 계속 해외에서 외교관을 해오며 민주주의를 누구보다 갈망한 사람이고, 그의 책을 보면 가장 강조하는 게 북한에게 퍼주지 말라는 것”(su****), “방송에서 북한 어투가 조금이라도 드러날까 긴장하며 조심스레 남한 말투를 쓰는데 가슴이 찡했다, 북한 태생이지만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oe****), “그저 탈북자라고 비하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자세”(또****) 등의 의견을 남겼다.

반면 상당수 누리꾼들은 그 동안 친북 성향을 비판해온 보수 정당과 강남 유권자들이 북한 출신 당선자를 낸 것에 대해 모순적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진보에서 북한 출신 후보가 나왔다면 총선을 완주하지 못 했을 거다”(bo****), “적어도 4년 전까지는 북한 사상교육을 받던 사람도 아니고, 직접 사상교육을 하던 사람”(봄****), “강남 사람들은 태구민을 지지하면서 지금까지의 ‘빨갱이’ 타령이 새빨간 거짓말인 것을 증명했다. 그냥 세금이 내기 싫었던 것 아니냐”(s5****)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강남구 력삼동’, 내래미안’, ‘간나아이파크’, ‘푸르디요’, ‘인민이 편한 세상’ 등 강남의 고급 아파트들을 북한 어투로 바꾼 패러디도 나돌고 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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