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냥의 시간' 배급사 리틀빅픽처스가 해외 세일즈를 담당했던 콘텐츠판다와 극적 합의에 성공했다. 이로써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를 통해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16일 영화 '사냥의 시간' 배급사 리틀빅픽처스 측과 해외세일즈 대행사 콘텐츠판다 양 측은 "원만한 합의를 마쳤다"며 공식 입장문을 배포했다.
리틀빅픽처스는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거듭 전하며 "배급 과정의 혼선과 혼란에 대해 배급사로서 전하기 힘든 죄송함과 책임감을 느낀다. 무리한 진행으로 '사냥의 시간' 해외세일즈사로 1년여 간 해외 판매에 크게 기여한 콘텐츠판다의 공로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해지통보를 했고, 그 결과 해외 상영 금지라는 법원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콘텐츠판다에 사과를 구한다. 콘텐츠판다는 물론 모회사인 NEW에도 기업 가치를 훼손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협상은 매끄럽지 못했고, 과정은 서툴렀다. 동의해주고 이해해주신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사과를 동시에 전한다"고 덧붙였다.
콘텐츠판다 측도 입장문을 내고 "최종적으로 해외 바이어들과의 재협상을 마친 후 상영금지가처분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리틀빅픽처스와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사냥의 시간' 구매 계약을 체결한 해외 30여 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시장에 한국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26일 개봉을 확정했던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봉을 연기한 바 있다. 이후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단독 개봉을 결정했다. 그러나 해외 선판매를 진행한 콘텐츠판다 측은 즉각 반발했고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이 '사냥의 시간' 해외 상영금지가처분신청 인용 판결을 하면서 '사냥의시간'은 넷플릭스에서 사실상 공개가 어렵게 됐다. 넷플릭스 측은 '사냥의 시간' 콘텐츠 공개 및 관련된 모든 행사의 보류를 결정했다.
위기에 놓인 리틀빅픽처스는 콘텐츠판다 측과 재협상을 진행했고, 결국 해피엔딩을 맞게 됐다. 작품 공개를 기다렸던 예비 관객들 역시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시간'을 만나게 돼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파수꾼'(2011)으로 주목 받은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배우 이제훈·박정민·최우식·안재홍·박해수 등이 호흡을 맞췄다.
▶이하 '사냥의 시간' 해외세일즈 대행사 콘텐츠판다 입장 전문
안녕하십니까, 글로벌판권유통사 콘텐츠판다입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을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께 깊은 양해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콘텐츠판다는 지난해 1월 영화 ‘사냥의 시간’의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와 해외 세일즈 계약을 체결한 이후, 영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맡은 바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왔습니다. 최소한의 상식적인 절차가 무시된 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을 때, 콘텐츠판다의 적법한 권리를 믿고 계약을 체결한 해외 바이어들과의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과, 그동안의 노력이 허위사실에 기반한 억측으로 인하여 폄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콘텐츠판다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 수행을 확인 받았습니다. 이후 최선을 다하여 해외 바이어들과의 재협상을 마친 후, 상영금지가처분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리틀빅픽처스와 합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콘텐츠판다는 영화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한 사례를 방지하고, 국제영화계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냥의 시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해외 30여 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시장에 한국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습니다.
앞으로도 콘텐츠판다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한국영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함은 물론이고, 계약관계에서 서로가 지켜야 할 상식과 국제영화계에서 한국영화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의 해결 과정에서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조해 준 해외 30여 개국 담당 영화사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이 전 세계 관객 여러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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