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대 횡령’ 여수 상포지구 개발업자 징역 2년 법정구속

주철현 전 시장 조카사위로 市 특혜 받아 195억 챙겨

전남 여수 상포지구 피해자들이 지난 1월 주철현 국회의원 후보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여수시민회관 앞에서 특혜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 송백현)는 16일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로 기소된 전 여수국제자유도시개발 대표 김모(50)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김씨는 2015년 7월 부동산 개발업체를 설립한 뒤 삼부토건 소유의 여수시 돌산읍 상포매립지 12만5,400㎡를 사들여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30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회사 돈을 마음대로 빼내 쓰고 횡령액이 거액인데다 장기간 이뤄진 점, 횡령자금을 개인 사업이나 채무를 변제하고 3억5,000만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삼부토건으로부터 상포매립지를 매수하면서 도시기반시설 인가조건을 피고인 회사의 책임과 비용을 들여 이행하기로 했지만 의무를 저버렸다”며 “이같은 상태에서 매립지를 매수한 개인이 피해를 짊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여수 상포지구는 삼부토건이 도시기반시설 이행을 못해 20여년간 사업이 중단됐다가 김씨가 매립지를 사들여 개발을 재개한 곳이다. 김씨는 당시 주철현 여수시장의 조카사위로 알려지면서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감사원은 김씨가 여수시 특혜로 토지분양을 통해 195억원을 챙겼다고 결론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