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서 비판 목소리 낸 금태섭ㆍ박용진ㆍ김해영
박 의원만 홀로 당선… 당내 ‘쓴소리꾼’ 실종 우려도
4ㆍ15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소신파’로 분류되던 현역 의원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금태섭(서울 강서갑) 의원에 이어 김해영(부산 연제) 후보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쓴소리 3인방 중에서 유일한 생환자는 박용진(서울 강북을) 당선인뿐이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용진 당선인은 총 5만7,013표(64.4%)를 얻어 미래통합당의 안홍렬 후보(3만708표ㆍ34.7%)를 따돌리고 서울 강북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박 당선인은 전날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지에 담긴 뜻을 받들어 더 소신 있게 정치하겠다”며 “할 일은 제대로 하고 할 말은 똑바로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부산 연제의 김해영 후보는 당 최고위원을 맡는 등 요직을 꿰차고 단수 공천까지 받았으나 이번 총선에선 47.7%(6만570표)에 그쳐 이주환 통합당 후보(6만4,640ㆍ50.8%)에게 밀렸다. 당론과 반대로 고위공직자범죄 수사처 설치에 기권표를 던지는 등 민주당의 대표적인 ‘미스터 쓴소리’ 금태섭 의원은 지난달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들은 초선 의원이지만 일명 조국 사태 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방어하는 대신 비판과 함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하면서 ‘금박김’으로 묶여 불렸다. 당 지지자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폐쇄적이지 않은 당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 당선인은 “(소신 발언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면서 “당과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국민 상식선에서 이야기를 하는 게 맞다. 그것이 당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내 ‘쓴소리꾼’들이 실종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승리를 거둔 민주당이지만 영남권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을 두고 소신파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보수적인 지역 특성 상 영남권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결정에 제동 걸기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부산에서 가까스로 생환한 민주당 의원들이 ‘당과 정부에 바른 소리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것도 이런 영향이다. 최인호 부산 사하갑 당선인은 이날 “앞으로 정부가 잘 할 수 있도록 쓴소리할 때는 하고 또 바른 소리를 해야겠다는 각오”라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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