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1당 싹쓸이 재현… 20대 총선 여ㆍ야 4대 3 균형구도 무너져
대전 7개 선거구가 모두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20대 총선에서 당선자가 더불어민주당 4명, 미래통합당 3명으로 분산된 정치 지형도가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독점으로 변했다. 대전에서 한 정당이 전 의석을 차지한 경우는 3김이 주도해 지역정당 바람이 불었던 15대 총선 자민련,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여파에 따른 17대 열린우리당에 이어 3번째다.
선거 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모두 현역들의 우세를 점쳤다. 실제 투표 후 KBSㆍMBCㆍSBS 방송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도 현역의원들이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다만 미래통합당 현역의원들의 우세는 0.9~1.5%P로 박빙이어서 개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투표함 뚜껑이 열리면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통합당 현역들이 초반부터 열세에 몰렸다. 구청장 출신의 재선의원으로 지역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동구 이장우 의원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젊은 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36) 후보에 밀렸다. 이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50%로 장 후보에 1.3%P 앞섰으나 개표에서는 4,100여표 차로 졌다.
역시 구청장 출신으로 통합당 정책위의장까지 거친 재선의 정용기 의원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후보에 개표 내내 밀리다 3선이 좌절됐다. 두 후보는 지방선거를 포함하여 5번째 맞대결을 펼친 끝에 박 후보가 ‘4전 5기’로 승리했다. 박 후보도 출구조사에서는 1.5%P 뒤졌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3,035표 차 승리였다.
중구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후보도 현역인 통합당 이은권 의원에게 개표 중반까지 앞서다 종반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막판 스퍼트로 2,800여표 차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현역들은 무난한 승리를 거두었다. 서구갑에서 내리 6선에 성공한 박병석 의원은 개표 초반 통합당 이영규 후보에 뒤지며 ‘이변을 연출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지만 곧바로 저력을 발휘하며 앞서 나가 1만7,000여표 차 승리를 거두었다.
서구을 박범계 의원은 미래통합당 양홍규 후보에 2만여표, 유성구갑 조승래 의원은 통합당 장동혁 후보에 1만5,800여표, 유성구을 이상민 의원은 미래통합당 김소연 후보를 1만8,000여표 차이로 누르고 선수를 보탰다.
국회의원들과 함께 시장과 5개구 구청장도 모두 더불어민주당 일색이어서 일각에서는 지역 정치권력의 특정 정당 쏠림으로 인한 견제와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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