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호남에 몰아친 녹색바람을 다시 한 번 기대했던 천정배(광주서구을) ㆍ정동영(전주병) 민생당 후보들이 지역구 수성에 실패했다. 이번 21대 총선에선 민주당 텃밭에 부는 여풍(與風)을 끝내 잠재우지 못했다. 민생당은 호남에서 몇 안 되는 당선 가능 후보로 꼽았던 정 후보와 천 후보마저 낙선 하면서 허탈해 하는 분위기다.
7선을 노렸던 천정배 후보는 16일 오전 1시 현재 27.6%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21.5%의 득표율을 보이면서, 양향자 민주당 후보(74.5%)에게 뒤지고 있다. 양 후보는 총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천 후보를 크게 앞서는 등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 확실시 된다. 천 후보는 현역 이점에도 선거운동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선 4년 만에 재대결에 나선 양 후보에게 줄곧 열세를 보였다. 선거 막바지 “민주당의 호남 싹쓸이만 막아달라”며 ‘3,000배 유세’로 민심을 공략했지만 민주당 바람 앞에선 역부족이었다.
“마지막으로 봉사할 기회를 달라”던 정 후보도 5선에 실패했다. 이날 오전 1시 현재 80.8%의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김성주 민주당 후보가 67.9%의 득표율을 보이면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정 후보의 득표율은 30.8%에 그쳤다. 정 후보와 김 후보는 지난 20대 선거에 이어 4년 만의 리턴 매치였다.
17대 대통령선거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였던 정 후보는 서울에서 3차례 총선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고, 지난 20대 총선에서 정치적 고향인 전주로 다시 돌아와 김 후보를 누르면서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 후보와의 재대결에서는 정 후보가 무릎을 꿇었다. 호남의 대표 정객이었던 천 후보와 정 후보는 결국 나란히 동반 퇴장의 길을 맞닥뜨리게 됐다.
전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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