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 20석 확보를 노렸던 정의당의 목표가 사실상 좌절됐다. 출구조사결과, 지역구는 단 한 곳만 수성이 유력한데다가 정당지지율도 당초 목표치인 20%의 절반 수준인 9.9%에 머무를 것으로 관측됐다. 당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의당은 결국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헤어나오는 데 실패했다.
정의당은 15일 투표 종료 후 발표된 KBSㆍMBCㆍSBS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5~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 20대 국회 의석수(6석)와 비슷한 수준이다.
출구조사에서 당의 간판인 심상정(경기 고양갑) 후보는 39.3%의 득표율로, 정치 신인인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32.9%)와 문명순 더불어민주당 후보(26.9%)를 앞서 ‘나홀로 생존’ 가능성이 점쳐졌다. 정의당이 내심 기대했던 여영국(경남 창원성산) 이정미(인천 연수을) 후보는 각각 35.7% 20.7%의 득표율로, 군소정당의 한계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의당이 가장 뼈아프게 여기는 대목은 정당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의석이다. 정의당은 당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에서만 15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엔 조 전 법무부장관의 임명에 찬성하는 등 민주당과 협조하며 명실상부한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 이상)도 꿈꿨다. 그러나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출현과 비례정당 난립으로 의석 수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쪼그라들었다.
출구조사 발표 이후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심 후보는 “비례 위성정당 경쟁으로 아주 어려운 선거를 치렀지만 정의당은 국민을 믿고 최선을 다했다”며 “국민의 뜻을 겸허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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