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리더스]한 어린이가 농심이 보내준 생수를 들고 있다. 농심은 2018년부터 암 환아들에게 생수를 지원하고 있다. 농심 제공

부산에 사는 9살 박모군은 지난해 3월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부터 박군은 음식 맛에 점점 예민해지고 자주 메스꺼움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청천벽력 같은 진단 결과에 아파할 새도 없이 박군의 부모는 아이의 투병 생활은 물론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겨야 했다.

박군의 아버지는 아이가 지난해 11월부터 농심이 지원해주고 있는 생수 제품 ‘백산수’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입맛이 예민해졌는데도 백산수는 유독 편하게 잘 마신다”는 것이다. “노래 가사에 백산수를 넣어 부를 정도로 아이가 이 물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박군 아버지는 고마워했다.

소아암 치료에는 식사는 물론 물 선택도 중요하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병원균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물을 끓여 먹는 게 좋지만, 가족 모두 아이의 투병 생활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번번이 끓인 물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아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액의 치료비에 물 값까지 더해지니 경제적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박군의 아버지는 “백산수 지원이 환아 가족들에게 실질적으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이 백산수를 보내면서 백혈병 환아들을 돕기 시작한 건 2018년부터다. 환아들의 건강이 좋은 물에서 출발한다고 보고, 경제적 부담 없이 생수를 매일 마실 수 있도록 3년째 백산수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손잡고 협회가 운영하는 전국 9개 센터와 쉼터, 환아 가정 200곳에 매달 백산수를 배송한다. 지금까지 농심이 전한 백산수는 총 32만병에 달한다. 농심 관계자는 “많은 환아와 부모님들이 편지를 보내온다”고 전했다. 농심은 지난 3월부터 지원 대상을 300가정으로 늘렸다. 이들 가정은 매달 백산수 500mL를 3상자씩 받아 마시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선 해마다 1,0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암 진단을 받는다. 다행히 최근 의료 기술의 발달로 소아암 완치율은 약 80%까지 올라왔다. 이에 농심은 투병 중인 환아와 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생수 지원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면서 응원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임직원들이 함께 소아용 마스크를 기부했다. 환아들은 항암치료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져 평소에도 마스크를 끼고 지내야 하는데,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마스크 수요가 늘어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농심 임직원들은 자녀와 함께 집에 머물거나 기존 마스크를 재사용하며 소아용 마스크를 조금씩 모았다. 이렇게 확보한 마스크가 2,100장이 됐고, 농심은 이를 백혈병소아암협회를 통해 투병 중인 전국 환아들에게 전달했다. 농심 관계자는 “환아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임직원들이 마스크를 양보하자는 의견이 나와 기부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클린리더스]농심 직원들이 지난달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소아 암 환아들을 위해 아껴 모은 소아용 마스크를 기부함에 넣고 있다. 농심 제공
[클린리더스]지난해 8월 농심의 후원으로 진행된 국토순례 행사에 참여한 암 환아와 완치자, 가족들이 중국 심양 백산수 공장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농심 제공

농심은 한국소아암부모회에서 주관하는 국토순례 행사에도 후원사로 나서고 있다. 국토순례는 환아에게는 완치 의지를 북돋워주고 완치자에게는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 2013년 제주도 한라산 일대에서 시작된 국토순례는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 경인지역 등 해마다 장소를 바꿔가며 열렸고, 지난해엔 백두산 일대에서 진행됐다.

지금까지 열린 국토순례 행사에 빼놓지 않고 참가했던 소아암 완치자 김민우씨는 “소아암을 겪고 한쪽 팔과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갖게 돼 늘 의기소침하게 살았는데, 국토순례에 참가하고 나서 무엇이든 도전해볼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며 “국토순례가 삶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였다”고 말했다.

헌혈 지원 역시 농심의 빼놓을 수 없는 사회공헌활동이다. 백혈병 환아들은 조혈 기능이 떨어지고 혈소판이 줄어든 상태기 때문에 치료 중 수혈이 필수다. 이에 농심은 2018년부터 해마다 사내 헌혈 캠페인을 열고 헌혈증 100장을 모아 환아들에게 전달해왔다. 지난해 헌혈에 참여했던 임영국 농심 백산수마케팅팀 차장은 “헌혈은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고 시간도 많이 들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며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농심은 올해도 하반기 중 헌혈 캠페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클린리더스]지난해 6월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농심 임직원들이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농심 제공
[클린리더스]지난해 4월 경기 파주시 농심 북부물류센터에서 사회공헌단 지원 차량이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에 보낼 긴급 구호물품을 싣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농심 제공

이 같은 농심의 활동은 ‘내가 가진 좋은 것을 나누고 함께 행복을 추구한다’는 회사의 철학이 바탕이 됐다. 자사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봉사와 기부 등으로 이웃과 사회에 행복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취지다. 행복 심기를 위한 농심의 활동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로도 확산됐다. 외출이 힘든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의 끼니 해결에 도움의 손길을 건넨 것이다.

먼저 지난 2월 코로나19 재난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대구와 경북 지역의 자가격리 시민들과 취약계층에게 전국 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신라면 20만개를 긴급 지원했다. 이어 3월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복지시설 폐쇄, 무료급식 중단으로 식사조차 챙기지 못하는 서울 지역 결식 어르신들에게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쌀국수 10만8,000개를 전달했다.

농심은 자체 구호 지원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원으로 피해 복구를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서다. 농심은 지난해 강원도 산불을 비롯해 2017년 포항 지진, 청주 집중호우 때도 해당 지역에 라면과 생수를 지원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재해 발생 때 기민하게 대처해 어려움에 빠진 국민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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