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비하에 이어 상대 당 여성 후보 성희롱 논란을 일으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로부터 제명 징계를 받은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가 통합당 후보로 4ㆍ15 총선을 완주할 수 있게 됐다. 차 후보가 제명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다.
차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가처분 신청이 (오늘) 인용됐다”고 전하며 “저는 정식으로 통합당 후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당의 제명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통합당의 제명 결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통합당 최고위는 13일 회의에서 차 후보에 대한 제명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차 후보는 지난 8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를 심각하게 비하하는 발언을 해 당 윤리위로부터 탈당 권유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페이스북에 자신과 김상희 민주당 부천병 후보의 현수막 배치를 두고 ‘현수막 ○○○’이라고 언급하는 등 부적절 언행을 계속하자, 뒤늦게 최고위가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그를 제명하기로 직권 의결한 것이다.
통합당 측은 ‘주요 당무에 관한 심의의결’을 최고위의 기능으로 규정한 당헌 제32조에 따라, 최고위가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도 직권으로 차 후보에 대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차 후보의 잇단 부적절 언행은 단순히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총선 후보들에 대한 지원’이란 당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이 차 후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차 후보는 통합당 후보로 총선 완주가 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통합당 관계자는 “차 후보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이미 ‘우리 당 후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라며 “당 윤리위의 탈당 권유 징계는 유효한 만큼, 그가 자진 탈당하지 않더라도 총선 이후 제명 처리 될 것”이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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