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양성 환자 중 20대 비중 높아… 생활방역 전환에 우려 여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 수가 6일째 20~30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당국은 방심하지 말라고 재차 강조했다. 경북 예천군과 관련해 같은 기간 확진환자 25명이 새로 확인되는 등 최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조용한 전파’가 심상치 않아서다. 치료를 마치고 격리에서 해제된 이후 다시 양성 판정(확진 판정)을 받은 재양성자도 꾸준한 증가세다. 더구나 이들 중 20대의 비율(22.6%)이 80대(10.5%)보다 두 배나 높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의료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신규 확진환자 추이가 굳어지고 있음에도 14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신종 코로나 위험도 4단계 중 우리나라는 현재 3단계에 머물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중대본에 따르면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27명 늘어난 1만564명이었다. 격리가 해제된 사람은 87명 늘어난 7,534명이었다. 신규 확진환자는 이틀 연속 20명대를 기록했다. 기록이 집계된 13일은 90개국에 대한 사증(비자) 면제 조치 등을 중단한 첫날로 단기체류 외국인의 입국이 사실상 막힌 날이다. 그럼에도 이날 검역에서 포착된 확진환자는 7명이었으며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로 판명된 전체 사례는 모두 12명이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1명이었다.
신규 확진환자 감소에도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방역 모범국가로 꼽히던 싱가포르의 경우, 신규 확진환자 규모가 두 자릿수로 유지되다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지난 5일 연속 세 자릿수로 증가했다. 개학도 철회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은 “우리의 경우도 해외유입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과 집단감염 사례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으로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신종 코로나의 대규모 유행은 기세가 꺾였지만 지역사회에서의 집단발병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예천군에서는 지난달 6일 6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한달 이상 신규 환자가 나타나지 않다가 이달 9일 다시 7번째 확진환자가 나타났다. 이후 24명(문경시 1명 포함)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예천군 보건소에 따르면 7번 환자의 감염원이 규명되지 않았고, 누가 누구를 감염시켰는지도 아직 불명확하다.
이날 124명으로 집계된 재양성자 증가세도 불안요소다. 재양성자 발생은 세계적 현상으로 보건당국과 의료계에서는 국내에서도 전체 환자 규모가 늘어날수록 재양성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이 타인으로부터 다시 감염됐다기보다는 체내에 미약하게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증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이 있으니 죽은 바이러스(파편)라기보다는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것) 같다”면서 “감염력이 높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당국은 오는 19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시점을 두고 생활방역 전환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지만 15일 총선 후 빚어질지 모를 바이러스 대규모 전파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선일 전국적으로 많은 이동이 불가피한데 중국과 유럽 등에서 실시한 매우 강한 봉쇄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형태로 감염병이 관리되는지 볼 수 있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방역당국은 지난 1월 20일부터 주말과 관계없이 매일 이어오던 정례브리핑을 15일에 한해 하지 않기로 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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