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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본소득도 기부…“꼭 필요한 분에게 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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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본소득도 기부…“꼭 필요한 분에게 썼으면”

입력
2020.04.14 15:05
수정
2020.04.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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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의 제안…염태영 시장 “착한기부합시다”

시민사회단체, 공무원 등 기부물결 동참

수원시 공무원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받은 재난기본소득을 기부하겠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시 복지여성국 직원 110명 등이 실제 기부하는 등 기부 물결이 확산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수원시 공무원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받은 재난기본소득을 기부하겠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시 복지여성국 직원 110명 등이 실제 기부하는 등 기부 물결이 확산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재난기본소득, 꼭 필요한 분에게 썼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4일 경기 수원시 홈페이지 ‘시장님 보세요’ 제안 코너에 올라온 글 내용 중 일부다.

경기도를 비롯해 31개 시·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차원에서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적절한 곳에 쓰자는 한 시민의 제안인 것이다.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A씨는 비공개 글을 통해 “논의가 한창인 재난기본소득을 준다는 뉴스를 보며 ‘10만원이 나에게 꼭 필요한 돈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소 새벽 출근길에 무료급식소에 줄 서 있던 노인들이 코로나19 이후 보이지 않아 마음이 아팠는데 재난기본소득을 기부해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이나 아이들 등이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어 “기부는 강제할 일이 아니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지정기부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더 많이 기부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장애인과 교통약자 등 더 급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빠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홈페이지 글을 본 염태영 수원시장은 A씨의 글을 마음속에 담아뒀다.

지난 2일 수원형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언론브리핑을 하던 염 시장은 A씨의 글을 의식한 듯 “형편이 그리 어렵지 않은 분들은 재난기본소득 지원금을 기부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착한기부 운동을 전개해 보면 어떨까요”라고 ‘재난기본소득 기부’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은 24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해외 입국자 명단을 자치단체에 실시간으로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수원시 제공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은 24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해외 입국자 명단을 자치단체에 실시간으로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수원시 제공

수원의 한 시민이 올린 글과 시장이 제안한 ‘재난기본소득 착한기부’ 물결은 파급효과가 컸다

가장 먼저 수원시 44개 동 주민자치위원장들이 이번 기부 캠페인에 동참했다.

한창석 수원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회장은 “주민자치단체 중 선임 단체로서 모범을 보이고 싶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침체된 경기가 살아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웃의 고통을 나누고 이겨나가자”며 환히 웃었다. 한 회장도 자영업으로 코로나19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재난기본소득 기부’에 솔선수범한 것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 수원시사회복지사협회 등 수원지역 사회복지계도 동참을 약속했다.

‘수원시민으로서 자랑스럽다’며 기부한 유인숙 평생학습을실천하는사람들(평실사) 회장을 비롯해 수원시청 복지여성국 소속 110명의 직원들도 동참했다.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 다른 직군 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공무원들이 ‘재난기본소득 착한기부’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정부의 예산으로 지원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에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염 시장은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새로운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위기를 넘기 위한 절박한 호소에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재난기본소득 착한기부’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신청서를 작성해 각 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모금함에 넣으면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기부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취약계층과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배분될 예정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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