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주변 부위만 투명한 플라스틱을 덧댄 마스크가 인도네시아에 등장했다. 입과 코 부분을 덮고 있는 기존 마스크는 청각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걱정에서 비롯된 발명품이다. 말레이시아에선 의료진들의 전염병 감염을 막기 위한 로봇이 개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회적 약자와 최전방 전사들을 위한 이색 발명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14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특별자치주(州)에 사는 데위(41)씨는 청각장애인이 상대의 입술 움직임을 보고 의사 소통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투명 마스크를 만들었다. 그는 “기존 마스크는 비장애인끼리 대화하는 것도 방해하는데 청각장애인들은 오죽할까 싶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주변 청각장애인들이 개선점을 일러주면서 마스크의 디자인도 달라졌다. 예컨대 마스크의 투명한 부분은 충분히 호흡할 수 있도록 약간 구부러지도록 설계했다. 전날 기준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환자가 4,557명, 사망자는 399명으로 마스크 착용도 차츰 의무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선 코로나19 환자의 건강 상태를 의료진 대신 점검하는 메디봇이 발명됐다. 말레이시아 국제이슬람대학 과학자들이 만든 1.5m 높이의 바퀴 달린 로봇은 환자가 의료진과 원격 상담할 수 있는 카메라와 스크린도 갖추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정 병원에서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4,817명, 사망 77명을 기록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이동 제한 명령을 거듭 연장하고 있다.
이웃나라 인도네시아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진 사망이 전체 사망자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12일 기준 의사는 28명, 간호사는 12명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다 희생됐다. 인도네시아가 말레이시아의 메디봇 개발 소식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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