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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좌석 거리두기’로 코로나 돌파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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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좌석 거리두기’로 코로나 돌파 안간힘

입력
2020.04.14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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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띄어 앉기를 시행한 연극 ‘리어외전’. 극단 마방진 제공
좌석 띄어 앉기를 시행한 연극 ‘리어외전’. 극단 마방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공연계도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했다. 관객들간 일정 간격 유지를 위해 좌우, 앞뒤 한 칸씩 띄어 앉는 방식이다. 이제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공연계는 향후 완전한 공연 재개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10, 11일 서울 대학로 무대에서 개막한 연극 ‘조치원 해문이’와 ‘리어외전’은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했다. 10회 안팎이던 공연 회차를 7, 8회로 줄였고, 관객들이 한 칸씩 띄어 앉도록 했다. 거리두기 좌석제 때문에 전 좌석의 40% 정도 밖에 쓸 수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유연한 대응을 위해 좌석을 비지정석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입장하는 관객들을 선착순으로 관객들간 거리가 유지될 수 있는 자리에다 앉히는 것이다. 한창 공연 중인 연극 ‘아버지들’과 다음달 개막하는 연극 ‘1인용 식탁’ 같은 경우가 그렇다.

관객 반응도 나쁘지 않다. 지난 11일 ‘리어외전’을 관람한 한 관객은 “마스크를 쓰고 문진표를 작성하고 띄어 앉기까지 하니 가슴 한편에 남아 있던 약간의 불안도 사라지면서 어느 정도 안심이 됐다”며 “일행과 떨어져 앉는 것도 처음엔 어색했는데, 오히려 공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정동극장은 무용 ‘시나위, 몽’ 공연을 띄어 앉기 좌석제로 선보인다. 정동극장 제공
정동극장은 무용 ‘시나위, 몽’ 공연을 띄어 앉기 좌석제로 선보인다. 정동극장 제공

의외로 괜찮다는 반응이 나오자 거리두기 좌석제가 은근히 퍼져나가는 분위기다. 22일부터 시작되는 제20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다음달 열리는 제41회 서울연극제도 무조건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기보다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키로 했다.

예술의전당과 국립오페라단 같은 국ㆍ공립단체들도 ‘띄엄띄엄 좌석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아직 정식으로 일반 관객을 받지는 않지만,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험해 보는 단계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객석 운영 방안을 시뮬레이션해 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동극장도 다음달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와 예술단 정기공연 ‘시나위, 몽(夢)’에서 한 칸 띄어 앉기를 시도하기로 했다. 정동극장 관계자는 “공연 재개 전 단계로서 다른 공연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장 좌석 띄어 앉기.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공연장 좌석 띄어 앉기.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일부에선 불만도 나온다. 절반 정도의 객석만으론 수익을 낼 수 없다. 국ㆍ공립 공연장 정도가 시도할 수 있다. ‘리어외전’과 ‘조치원 해문이’의 거리두기 좌석제는 대학로예술극장을 운영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덕이었다. 민간 공연은 지금도 아무 대책이 없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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