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코로나 적막’을 뚫고 가장 먼저 프로스포츠를 개시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프로야구 개막이 유력한 KBO리그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만 프로야구는 12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열린 중신 브라더스와 퉁이 라이온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대장정에 돌입했다. 지난달 14일 예정된 개막을 연기한 뒤 약 한 달 만이다. 대체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미국 CBS스포츠는 “일요일에 의미 있는 야구를 했다”며 “모든 야구팬들에게 환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영국 인사이드더게임즈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가 중단된 후 시즌을 시작하는 첫 번째 야구리그”라면서 “여러 스포츠의 다른 리그들은 CPBL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은 프로축구도 같은 날 타지키스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막을 알렸고, 프로농구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자신 있게 스포츠 기지개를 켠 건 코로나19 확산 통제 덕분이다. 대만은 12일 기준 확진자 388명, 사망자 6명에 불과하다. 한국도 최근 일주일 새 확진자 수가 30명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이사회에서 개막일을 확정할 예정이다. 5월 1일이나 5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먼저 개막한 대만야구협회(CTBA)로부터 ‘방역 리그’ 진행 상황에 대해 꾸준히 물어 참고할 예정이다. 대만 프로야구는 방역 당국이 작성한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 선수들은 접촉을 피하기 위해 경기 중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았고,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씹는 담배도 금지했다. 취재진도 일정 간격을 유지했다. 미국 탬파베이 타임스는 “CPBL은 경기가 열린 날 야구장에 출입한 사람을 선수, 구단 관계자, 심판, 구장 관리 직원, 치어리더, 보도진 등 200명 정도로 제한한다”며 CPBL의 '코로나19 관련 구장 관리'에 높은 점수를 줬다.
KBO 관계자는 13일 “아무래도 먼저 개막한 대만 야구가 좋은 지침이 될 수 있다”면서 “최근까지 대만야구협회와 연락을 해 왔고 개막 전까지 지속적으로 정보와 조언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막전도 대만의 풍경을 거의 흡사하게 옮겨 올 가능성이 높다. 무관중 개막전을 치른 홈팀 중신의 관중석은 텅 비었지만 치어리더와 마스코트는 공연으로 개막전 분위기를 돋웠다. 선수들은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을 받을 때마다 하이파이브 대신 자신의 손가락을 깍지 끼거나 허공에 손을 흔들며 입장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