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불참… 2020년 세입 104.2%, 세출 106% 계획
북한이 당초 예정보다 이틀 늦은 12일 최고인민회의(한국 정기국회)를 개최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회의가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등이 참석했다. 대의원이 아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날 밝혔다. 당 정치국 회의에선 △신종 코로나 대처 방안 △2019년 국가예산 집행 정형과 2020년 국가예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회의에 제출할 간부(인사)문제 △조직문제 등 4가지 안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하는 등의 일부 인사도 이뤄졌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재자원화법 △원격교육법 △제대군관생활조건보장법 △2019년 사업정형과 2020년 과업 △2019년 국가예산집행 결산 및 2020년 국가예산 △조직 문제 등 6가지 의안을 상정했다. 3가지 법안은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보장하고 과학의 어머니인 교육의 발전을 더욱 추동하며 온 사회에 군사중시기풍을 확고히 세우기 위한 법률적 담보를 마련”하기 위해 전원 찬성으로 채택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예산 수입이 101.5%, 지출은 99.8%였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국방 분야에 15.8%, 경제 분야에 47.7%를 썼고, 과학기술부문 투자는 전년 대비 108.7%를,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양덕 온천문화휴양지 등의 건설 분야에서도 전년 대비 105.9%를 썼다. 회의에선 “지난해 적대세력들의 전대미문의 제재봉쇄 책동 속에서도 국방력 강화에서의 특출한 성과와 경제건설 분야에서 일정한 전진이 이룩되고 국가예산이 원만히 집행됐다”고 평가됐다.
2020년 예산과 관련해선 세입이 104.2%, 세출은 106%로 전년 대비 모두 늘어날 것으로 예견했다. 세부적으로, 경제건설 분야에 106.2%, 공업 등 경제 분야 지출은 107.2%, 과학기술 분야 투자는 109.5%를 늘린다. 국방비는 세출 총액의 15.9%를 할당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다.
이날 회의에서도 일부 인사가 결정됐다.
외무상으로 임명된 리선권과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후임으로 추정되는 김형준이 각각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리 외무상은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을 찾은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라고 핀잔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군수담당 부위원장, 김정호(인민보안상), 김정관(인민무력상) 등도 국무위원이 됐다. 리수용(국제담당), 태종수(군수담당), 리용호(외무상) 등은 해임이 확인됐다. 관심을 끌었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변동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서는 내각 부총리로 양승호가 임명됐으며, 자원개발상, 기계공업상, 경공업상에 각각 김철수, 김정남, 리성학이 임명됐다고 공시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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