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이번엔 성희롱 논란을 빚고 있다. 당초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겨냥한 막말 논란을 일으킨 문제의 표현을 거듭 활용해 상대당 여성 후보를 비방하면서다. 차 후보를 향한 논란과 비판에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부천병에 출마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2일 “차 후보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 측에 따르면, 차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수막 ○○○’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삭제했다. 해당 글의 캡쳐본을 보면, 차 후보는 자신의 선거 현수막 위 아래로 김 후보의 현수막이 걸린 모습을 두고 “○○○이 막말이라며? 자기가 먼저 나서서 ○○○하는 이건 뭔 시츄에이션? 아! 난 ○○○ 진짜 싫다니까!”라고 적었다. 현수막 위치를 놓고 황당한 비유를 해 상대의 성적 불쾌감을 유발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김 후보는 12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단 현수막을 가리키며 또다시 입에 담지 못할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을 넘어선 명예훼손, 성희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품위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차 후보를 상대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 현실에 자괴감이 들 정도”라며 “통합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차 후보에게 ‘탈당권유’라는 면죄부를 주었고, 그 결과 차 후보는 더욱 기세 등등하여 활개를 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여성 아니 국민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판단한다”며 “막말 정치인 차명진은 반드시 퇴출되어야 한다”고 썼다.
앞서 차 후보는 지난 8일 방송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사건”이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해 파문을 빚었다. 논란이 커지자 김종인 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은 당에 차 후보 제명을 요구하고, 대국민 사과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당 윤리위는 ‘탈당 권유’만을 의결했다.
그러나 차 후보는 12일 “(논란) 발언 이후 전국에서 후원금이 쇄도해 한도가 다 찼다”며 논란 일체를 조롱하는 태도도 연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감사하지만 더는 후원을 못 받는다”며 “후원해 주신 분들의 뜻을 받들어 선거는 최대한 입과 글로 하고 비용은 줄이겠다”고 했다. 또 “한 3,000만원은 아낄 수 있을 거 같다”며 “아껴 쓴 돈으로 천안함 유족들께서 거부하시지 않는다면 나라를 지키다 순직한 46용사 유족을 지원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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