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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가 ‘검사장 실명’ 말하자 채널A 기자는 계속 확답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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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가 ‘검사장 실명’ 말하자 채널A 기자는 계속 확답 피했다

입력
2020.04.12 17:4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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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가 1일 채널A 기자가 모 검사장과의 통화내용을 들려주며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 측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 캡처
MBC 뉴스데스크가 1일 채널A 기자가 모 검사장과의 통화내용을 들려주며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 측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 캡처

종합편성채널(종편) 채널A와 검찰 간부의 ‘검언 유착 의혹’이 진실공방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제보자와 해당 기자 사이에 오간 대화의 녹취록 전문으로 추정되는 자료가 공개됐다. 녹취록에서는 MBC에 이 사건을 알린 제보자 지모씨가 문제의 검사장 이름을 먼저 캐묻고, 채널A 소속 A모 기자가 답을 회피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정치평론가 유재일씨가 페이스북에 9일 공개한 A4 용지 약 60페이지 분량 녹취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여섯 차례 통화하고 세 차례 만났다.

녹취록에 따르면 전체 대화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거론된 B검사장의 실명을 먼저 꺼낸 쪽은 제보자 지씨다. A기자가 앞선 통화에서 “검찰 수사에 도움을 주는 정보를 제공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득하며 검사장과의 녹취록을 언급했고, 지씨는 “누구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냐”고 캐물었다.

A기자가 “윤석열 최측근이라고 검색하면 나온다”고 말한 뒤 지씨가 B검사장 실명을 언급하자, A기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을게요. 저는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이 분을 판 게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이 사람(B검사장)이 약속을 했다고 말씀하지 마세요”라며 확답을 피했다.

이후 통화에서도 두 사람의 밀고 당기기는 반복됐다. A기자가 “제보자(지씨) 이름도 모른다며 회사에서 혼났다”며 지씨의 이름을 캐묻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또 다시 지씨가 B검사장을 언급하자 A기자는 “자꾸 특정인 언급을 하시는데 B검사장이 됐건 누가 됐건 저는 그 사람이라고 말한 적 없어요. 사실 근데 왜 자꾸 저는 B 검사장 그 부분도 말씀하시는지가…”라며 지씨가 계속 B검사장을 언급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 사건의 진상조사에 착수한 대검찰청은 10일 MBC로부터 A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유착 의혹에 관련한 녹취록의 일부를 제출받았다. 대검은 일부 녹취록만으로는 진상 규명이 어렵다고 판단, MBC 측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자사 기자의 관련 자료를 보유한 채널A 측은 자체 진상 조사가 끝나면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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