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한가롭게 지내는 영상 SNS에 게재
‘외출 자제 요청’ 목적에도 찬반 양론 분출
현금ㆍ면 마스크 지급정책에 비난 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가 발령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긴급사태 선언에 따른 외출 자제를 당부하는 캠페인을 위한 영상이지만, 댓글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 등이 쇄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12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에 일본 배우이자 가수인 호시노 겐(星野源)의 ‘집에서 춤추자’는 영상에다 자택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영상을 함께 게재했다. 그러면서 “친구와 만날 수 없다. 회식도 할 수 없다. 다만 여러분의 이러한 행동에 따라 많은 생명을 확실히 살릴 수 있다”며 “언젠가 또, 반드시, 모두가 모여 웃는 얼굴로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가 반드시 온다. 그러한 내일을 만들기 위해 오늘은 집에서. 아무쪼록 여러분의 협력을 부탁 드린다”는 글을 덧붙였다. 영상에는 아베 총리가 자택에서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 애완견을 안고 있고,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 리모컨을 만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호시노 겐의 SNS 영상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집에서 춤추자’는 해시태그를 붙여 외출 자제 동참을 요청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다수 연예인과 국민들이 참여하면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고 아베 총리도 이에 동참하면서 국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한 모양새이지만 반응은 그다지 신통치 않다.
아베 총리의 게시물에는 이날 오후 1시 40분 현재 2,800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이 중에는 “여러 책임과 중압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텐데 쉴 수 있는 시간에는 쉬시길 바랍니다”, “아베 총리 힘내세요” 등의 응원하는 글도 있다. 그러나 다수가 “의미 없는 동영상”, “이번엔 호시노 겐을 이용해서 인기를 얻고 싶은가?” 등의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긴급 경제대책과 천 마스크 지급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이나 자신의 다급한 처지를 호소하는 의견이 눈에 띈다. 정부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소득 감소 세대에 30만엔을 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액수를 낮추더라도 일률 지급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일자리가 없어졌다. 1인당 10만엔씩 지급해 달라”, “장난도 적당히 하라. 당장 살기 급한데 외출 자제 따윈 없다”, “정부에 낸 세금을 현금으로 돌려달라. 그것을 못하겠다면 정부의 존재 의미가 없다”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이 같은 반응에는 세대당 30만엔을 받기 위한 설정한 조건이 까다롭고, 본인이 소득 급감을 증명하는 ‘자기신고제’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본인도 현금 지급 대상이 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현금을 받는다 해도 직접 증빙서류를 떼고 신청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외출 자제와 야간 음식점 이용 자제를 요청하면서 휴업에 참여하는 사업자 보상 방침이 없는 것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의 행동 변화만 요구할 뿐 이에 대한 보상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전날 11일 하루 동안 74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 나흘 연속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일본 내 누적 확진자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를 포함해 7,635명으로 늘어났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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