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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한달 지나자 이발기ㆍ염색약… 미국 코로나 사재기 품목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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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한달 지나자 이발기ㆍ염색약… 미국 코로나 사재기 품목 변천사

입력
2020.04.12 14:30
수정
2020.04.12 15:4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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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뉴욕주의 한 슈퍼마켓. 사재기 열풍으로 선반대가 빈 곳이 많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뉴욕주의 한 슈퍼마켓. 사재기 열풍으로 선반대가 빈 곳이 많다.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사재기 품목도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손 세정제와 화장지 등이 동 났다면 셧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된 요즘에는 이발기와 염색제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NBC방송의 투데이쇼에 출연해 “사람들이 집에 계속 머물면서 쇼핑 초점도 바뀌고 있다”며 “음식과 생활필수품을 사재기한 후 퍼즐 등 게임기에 관심을 돌리더니 이제 머리를 잘라야 할 때가 되면서 이발기구와 염색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주 이발기구 판매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66% 늘었고 염색제 매출도 23% 늘었다. 주(州)정부들의 비필수적인 영업장 폐쇄 조치로 미용실이 문을 닫은 사이 머리카락이 덥수룩하게 자라자 시민들이 집에서 머리를 깎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CNN방송 보도를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에서 본격화한 지난달 초 가장 뜨거웠던 사재기 물품은 손 세정제와 소독제로 전년 대비 각각 470%, 385% 판매가 급증했다. 일부 주가 자택대피 명령을 내리기 시작한 지난달 둘째 주 들어서는 화장지를 두고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과열 사재기 양상이 벌어졌다. 화장지가 모자랄 수 있다는 일부 우려에다 사재기가 사재기를 촉발시키는 악순환까지 불렀다.

자택대피 명령이 미 전역으로 확산된 지난달 셋째ㆍ넷째 주에는 빵을 굽는 데 사용되는 ‘효모(yeast)’의 판매량이 전년과 비교해 각각 6배, 4배 늘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통조림이나 냉동식품들은 사태 초기부터 사재기 품목에 들었으나 이것만으로 매 끼니를 때울 수 없자 시민들이 어쩔 수 없이 직접 오븐에 빵을 굽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가 ‘홈 베이킹(home baking)’ 열풍을 부른 셈이다.

아울러 이 기간 온라인 쇼핑업체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품목으로 떠오른 것은 보드게임과 직소퍼즐(조각으로 나눠진 그림을 맞추는 퍼즐), 요가매트와 탄력 밴드 등이었다. 학교와 헬스클럽 등이 문을 닫으면서 가족끼리 보드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거나 집에서 운동을 하는 일상 생활의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최근 몇 주간 미국민들의 쇼핑 패턴은 코로나19 대유행이 평소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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