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여전한 가운데 보수단체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또다시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는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 앞 인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2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참가했다. 국본은 지난 4일에 이어 2주 연속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일대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식한 듯 주최측은 의자를 2m 간격을 두고 배치했지만 좁은 곳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참가자간 밀착 접촉은 불가피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집회에 참가하거나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집회 현장을 지나가던 회사원 김승현(27)씨는 “확성기 소리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라며 “굳이 이런 시기에 강남 한복판에서 집회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2월 21일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서울광장 주변에서의 집회를 금지한 바 있다. 같은 달 26일에는 집회 제한 장소를 서울역광장과 신문로, 종로1가 등으로 확대됐지만 삼성역 일대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연단에 오른 보수논객 변희재씨는 “요즘 보수야당에서 5.18, 세월호 가지고 자기들끼리 자당 후보 목을 치고 총질을 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진실을 캐고 알려야 할 보수가 5.18, 세월호, 위안부에 대해 입을 닫고 진실을 파묻고 있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강남구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현장에 방문해 국본측에 선거기간 중 집회 관련 공직선거관리법 안내문을 전달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집회 과정 중 선거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만약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이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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