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일(현지시간) 50만명을 넘어 선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망자도 2,000명대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ㆍ세계적 대유행)이후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집계중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9시50분(미 동부시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50만399명으로 집계했다. 누적 사망자도 1만8,600명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이탈리아(1만8,849명)와 큰 차이가 없다. AFP통신은 “미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하루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선 나라가 됐다”며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2,10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규 코로나19 환자의 증가율은 둔화하는 모습을 보여 백악관과 일부 주(州) 정부에서는 확산세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3일 3만3,3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4일 2만8,200명, 5일 2만9,600명, 6일 2만9,600명, 7일 3만2,800명, 8일 3만2,400명으로 집계되면서 적어도 급증세는 멈췄다는 평가다. 아직 눈에 띄는 감소세는 아니지만 신규 환자 수를 나타내는 곡선이 평탄해지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IHME)의 예측 모델 분석에서는 이미 일부 주의 하루 신규 사망자 수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이 모델에 따르면 뉴욕주는 9일, 뉴저지주는 8일 각각 정점을 찍었다. 또 캘리포니아주는 오는 15일, 펜실베이니아주는 17일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아직 미국이 정점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환자 상승 곡선이 완만해지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대부분 주지사는 너무 일찍 자택 대피 명령 등을 풀면 2차 유행이 닥칠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억제 조치를 연장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중환자실(ICU) 입원 환자가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전반적으로 뉴욕의 코로나19 곡선이 평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곡선의 궤도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사람들에 달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너무 일찍 재가동할 경우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부활절(12일)을 앞두고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교회나 대형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자동차 번호판을 기록한 뒤 이들에게 14일간 격리를 명령하겠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휴스턴시는 부활절 연휴를 맞아 모든 공원과 산책로를 폐쇄하고 경찰관을 배치해 위반자를 적발하기로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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