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총선과 날씨

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원적산공원 벚꽃길에서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제21대 총선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제공

4년에 한번, 그것도 봄기운이 완연한 4월에 치러지는 총선이 다가왔다. 정치권에서는 투표 당일 날씨에 촉각을 세운다. 날씨가 좋으면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이 아닌 나들이에 나서지 않을지, 비가 오면 집을 나서기 꺼려하는 유권자들로 인해 투표율이 낮아지지 않을지 각 당의 셈법이 복잡해진다.

과거 전국단위 선거에서 날씨는 투표율에 실제 영향을 미쳤을까. 16대 총선부터 지난 20대 총선까지 5번의 총선 당일 전국 날씨와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투표 당일 비가 온 경우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서울 등 중부권을 기준으로 비가 오지 않았던 16대 총선(2000년 4월13일)과 17대 총선(2004년 4월15일)의 투표율은 57.2%와 60.6%였다. 반면 18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는 투표 당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18대 총선(2008년4월9일) 당시엔 서울이 강수량 11.5㎜를 기록하는 쌀쌀한 날씨였다. 그러자 투표율은 직전 총선보다 14.5%가 하락한 46.1%였다. 서울 강수량이 3.0㎜이었던 19대 총선(2012년4월11일) 때도 투표율이 54.2%로 날씨가 맑았던 16, 17대 총선보다는 낮았다.

지난 20대 총선(2016년4월13일)은 강원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비가 내렸다. 하지만 투표율은 앞선 두 번의 총선에 비해 다소 회복된 58.0%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0일 “다른 조건들이 같다면 비가 오거나 춥거나 하는 날씨의 영향에 따라 투표율이 실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미국과 한국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만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40%대의 투표율을 기록한 18대 총선의 경우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선거 자체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떨어트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은 과반 의석(153석)을 차지하며 승리를 거뒀다. 2013년부터 도입된 사전투표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도 선거 당일의 날씨 변수를 크지 않게 보는 이유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21대 총선이 치러지는 15일은 전국이 맑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반 높은 사전투표율에 맑은 날씨까지 감안하면 이번 선거는 60%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이 역시 단정할 수는 없다. 한 여론 조사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사전투표율을 높인 것일 수 있다”며 “때문에 단순히 사전투표율 추세만으로 높은 최종 투표율을 예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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