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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 이후 발생률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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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 이후 발생률 감소

입력
2020.04.13 17: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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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항문암 등 예방 男 청소년도 접종을”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여성은 만 12세에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여성은 만 12세에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이 최근 줄어들고 있다.

보건복지부 ‘2018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궁경부암의 연령 표준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009년 12.3명에서 2018년 8.4명으로 감소했다. 정부가 2016년부터 HPV 백신 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해 만 12세 여성 청소년은 무료로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되면서다.

HPV 백신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인 2007년 출생 여성 청소년의 경우 올해 안에 1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정부는 HPV 감염증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접종 대상자는 2007년과 2008년 출생 여성 청소년이다. 이 가운데 2007년생은 올해까지 1차 접종을 마쳐야만 내년에 2차 접종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HPV 백신은 4가(가다실)의 경우 만13세, 2가(서바릭스)의 경우 만 14세까지는 2회 접종으로 면역력을 얻을 수 있지만 해당 연령을 초과하면 접종 횟수를 3회로 늘려야 한다.

HPV 백신 무료 예방 접종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매년 5만명 이상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를 받고, 한해 3,500명이 새롭게 진단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800명 이상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했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70%에 해당하는 HPV 16형과 18형을 막는다. 고등급 자궁경부 이형증 및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는 95% 정도로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최철훈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HPV 감염으로 인해 자궁경부에 상피 내 종양이 생겨 암으로 악화한다”며 “바이러스 감염 시기로부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십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고 했다.

게다가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오해는 2016년 일본 도쿄대에서 발표한 백신이 뇌손상과 마비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 연구가 쥐에게 접종량보다 많은 양을 주사했고, 뇌 차단벽을 허무는 독소까지 같이 투여한 게 드러나면서 해당 논문을 게재했던 과학 학술지도 게재를 철회했다.

최 교수는 “백신 부작용으로 접종 부위에 통증이나 두드러기, 메스꺼움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가볍고 며칠 내에 회복된다”며 “일본에서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돼 오해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잘못된 연구로 드러났기에 접종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자궁경부암 가운데 주로 발병하는 암은 전체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편평상피세포암과 10~20%를 차지하는 선암 등 2종류로 나뉜다.

지금까지 알려진 HPV 종류는 150여 종이다. 암 발생 위험도에 따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분류하는데 16, 18형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를 일으킨다. HPV에 감염됐다고 모두 자궁경부암으로 악화하는 것은 아니다. 저절로 사라져 자연 치유되기도 한다.

물론 감염 상태가 지속되면 자궁경부암 위험은 높아진다. 최세경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바이러스의 감염과 함께 흡연, 성병, 영양, 여러 번의 출산 경험 등 다른 요인들이 자궁경부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의료계 일각에서는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구강암ㆍ항문암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HPV 백신 접종 대상을 남성 청소년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정부가 암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이 80% 이상 돼야 한다”며 “여성이 높은 접종률을 보이더라도 HPV를 주고받는 남성이 접종하지 않으면 예방 효과가 떨어지므로 우리나라도 남성 HPV 백신 접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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