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왁스가 특별하지 않아서 더 뜻깊은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왁스는 지난달 새 발라드 싱글 ‘집으로 데려다 줘’를 발표하고 MBC 음악 예능 ‘복면가왕’에 출연하며 데뷔 20주년을 맞은 올해의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0년 솔로 데뷔 후 꼬박 20년을 가수로 지내며 ‘화장을 고치고’를 비롯한 여러 히트곡을 선보인 왁스가 올해는 특히 더 ‘파이팅’ 있게 꾸려가고 있다.
정확히 20주년 기념일이 있는 오는 11월을 목표로 왁스는 새 앨범과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집으로 데려다 줘’를 발표했고, 앞으로도 2개 이상의 신곡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관련해 왁스는 “좋은 노래를 만나는 것도 운이다. 만족스러운 곡이 만들어지면 더 자주 찾아뵐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집으로 데려다 줘’는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킨, 가장 왁스스러운 발라드다. 최근에는 ‘복면가왕’에서 지문 같은 가창력과 음색을 뽐내기도 했다. 왁스는 자신의 음악적 색깔에 대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답했다. 이런 음악을 통해 왁스라는 가수도 늘 사람들 옆에 있는 친구 같은 존재로 기억되길 바란다.
노래는 왁스에게 가장 좋아하는 것이자 아직도 편하지 않은 존재다. 그래서 인간적인 면모는 예능과 라디오에서 보여주곤 한다. 그럼에도 왁스는 “노래는 지금까지 살면서 유일하게 질리지 않은 것”이라며 “노래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곧 20주년의 원동력인 것 같다. 무대는 재밌고 설레면서 가장 긴장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난 20년은 지금의 왁스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왁스는 “억지로 뒤를 돌아보기보다 현재 하고 있는 음악과 활동에 집중하는 편이다. 신승훈 선배님이 얼마 전에 30주년 앨범을 발표하신 걸 보면 지금의 내가 지난 시간을 회고하기는 이른 것 같다. 나도 선배님들을 따라 달려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20년을 꽉 채운 많은 노래 가운데 ‘화장을 고치고’에 대해 왁스는 “팬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내가 볼 때도 내 노래라서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도 ‘화장을 고치고’를 넘어서는 곡을 만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려고 음악을 하는 건 아니다. 좋은 노래를 계속 만들다보면 그에 못지 않은 곡은 또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왁스의 다음 목표는 어마어마한 무언가보다 “앞에 있는 걸 차근차근 재밌게 해나가는 것”이다. 음반 시장에서 음악 산업이 된 가요계의 변화를 직접 겪으면서 왁스는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 맞춰서 내가 갈 길과 하고 싶은 것을 절충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 정답은 없지만 계속 가야 한다”고 깨달았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왁스의 행보는 후배들에게 든든한 응원이 되곤 한다. 가끔 고민을 상담해오는 후배들에게는 편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용기를 건네는 역할도 한다. 왁스가 본 요즘 후배들은 전반적으로 똑똑하게 음악 활동을 잘 해나가고 있다. 왁스는 “잘 하는 후배가 많아서 한 명만 꼽을 수 없다”는 선배의 배려심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왁스는 유튜브로도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자신의 노래를 커버한 후배나 동료 또는 일반인들의 영상을 보면 흐뭇함을 느끼고, 왁스도 자신의 노래를 비롯해 다른 가수의 노래를 커버하는 영상도 게재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도전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순리인 것 같다. 소통 창구를 다양하게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연스럽게,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20주년 활동을 시작한 왁스는 팬들에게 “통상적으로 쓰이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지만 한 마디로 정말 고맙다. 지금까지 음악을 할 수 있던 것도 내 음악을 듣고 공유해준 분들 덕분이다. 앞으로도 같이 해달라”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나는 계속 ‘ing’이고 싶다”며 현재진행형 레전드의 행보를 예고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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