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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수업 안 하는 학교 수두룩… “출결관리 힘들고 자주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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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수업 안 하는 학교 수두룩… “출결관리 힘들고 자주 끊겨”

입력
2020.04.09 16:40
수정
2020.04.09 23: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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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날 단방향 수업이 압도적… 시범학교도 쌍방향 비중 10%

온라인 개학 첫 날인 9일, 교사들이 선택한 원격수업 플랫폼은 ‘EBS온라인 클래스’를 활용한 단방향 수업이 압도적이었다. EBS온라인 클래스에 교사가 영상, PPT 등 수업 자료를 올리면 학생이 이를 다운로드 받아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상적인 원격교육은 교사와 학생이 동시간 상호작용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언감생심’이었다.

중3과 고3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9일, 서울 마포구 숭문중에서 실시간 쌍방향으로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중3과 고3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9일, 서울 마포구 숭문중에서 실시간 쌍방향으로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교육부는 수업일수로 인정하는 원격수업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의 크게 세 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특히 실시간 쌍방향 수업 중 토론, 발표처럼 교사가 관찰ㆍ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학생 평가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도 허용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다른 원격수업 유형에 비해 등교수업과 견줄만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기대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플랫폼으로 주로 쓰는 ‘줌(Zoom)’ 자체가 생소하고, 출석 확인이 어려운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이날 “매 시간마다 컴퓨터 앞으로 애들 불러 앉히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출결 관리가 힘들어서 쌍방향 수업은 아예 안 하고 Zoom은 조회 때만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원격수업 기간에는 7일 이내에만 출석을 확인하면 된다는 지침을 내렸지만 쌍방향 수업은 그 시간이 지나면 현실적으로 이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 지역의 한 일반고 교장도 “쌍방향 수업은 교육부 장관이 시범 보일 때도 끊기지 않느냐”며 “우리도 모두 EBS온라인 클래스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격수업의 선봉에 선 ‘시범학교’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의 원격수업 시범학교였던 동대문구 휘봉고의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전체의 10% 수준이다. 역시 시범학교로 뽑힌 마포구 서울여고도 쌍방향 수업 비율은 높지 않았다. 최성희 교감은 이날 “고3은 학습량이 많고 수업일수는 줄어 쌍방향 수업으로 많은 학습량을 소화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이 민간 플랫폼 보다는 단방향 수업에 맞춰 설계된 e학습터, EBS온라인 클래스와 같은 공공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도 반영됐다. 해당 플랫폼들은 교사가 학생의 진도율을 확인하는 방식 등으로 출결 관리가 용이하고, 저작권 측면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송원석 서울여고 교사는 “교사는 EBS온라인 클래스에 수업 자료 탑재가 안 되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EBS가 가장 접근성이 높다”며 “지금 와서 다른 플랫폼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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