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카페 휴업에 일용직 거리로 몰릴 위기
도쿄, 임시거처 500채 마련에도 턱없이 부족
오키나와 등 관광지에선 ‘코로나 피난’ 경계
도쿄 확진자 181명… 긴급사태 후 연일 경신
일본 정부가 도쿄 등 7개 지역을 대상으로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한 가운데 8일 도쿄의 번화가 하라주쿠 거리가 평소와 달리 한산하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긴급사태를 발령한 뒤 도쿄에선 일정한 주거 없이 인터넷 카페(PC방)에서 생활하는 ‘네트난민’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또 긴급사태가 발령되지 않은 지역에선 ‘코로나 피난민’ 경계령이 내려졌다.

일간 마이니치신문은 9일 도쿄 아사쿠사의 한 PC방에서 3년째 생활하고 있는 50대 일용직 노동자의 사연을 소개하며 네트난민 문제를 공론화했다. 매월 8만엔(약 90만원)을 지불하고 개인실을 사용한다는 그는 “비좁지만 개인 물품을 보관할 수 있고 코인 샤워실ㆍ세탁실도 있어 큰 불편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그의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일거리가 줄면서 수입도 반토막이 나면서 PC방 이용료조차 버거워진 것이다.

특히 심각한 건 긴급사태 발령으로 PC방을 나와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도쿄도가 오는 10일 발표할 임시휴업 대상 업종에 밀폐된 공간 내에 다수가 머무는 PC방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PC방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일거리와 수입이 줄어든 마당에 하루 7,000~8,000엔 수준인 비즈니스호텔 등은 언감생심이다. 신문은 “일용직 노동자와 가정폭력 등을 피해 PC방에 머물고 있는 4,000여명이 한꺼번에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도쿄도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등으로 거처를 잃은 이들을 위해 도영주택 등 400채와 비즈니스호텔 100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트난민의 수요만으로도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비즈니스호텔이나 빈집을 저렴하게 빌리는 등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은 없다.

긴급사태가 선포되지 않은 지역에선 감염 우려를 피해 들어오는 대도시 사람들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더딘 상황에서 긴급사태 발령 대상지역 사람들이 들어올 경우 지역감염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홋카이도의 관문 신치토세공항 측은 전날 “(도쿄ㆍ오사카 등) 7개 긴급사태 대상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은 2주간 외출을 삼가 달라”는 내용의 포스터와 유인물을 배포했다. 도쿄와 오사카 사이에 위치한 아이치ㆍ미에ㆍ기후현 등도 “7개 지역에선 불요불급한 귀성이나 출장 등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의 근간인 오키나와현에서도 지사가 직접 나서 방문 자제를 호소했다.

도쿄에선 이날 신규 확진자가 181명 늘었다. 지난 7일 긴급사태 선언 후 8일 144명에 이어 또 다시 일일 최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도쿄의 누적 확진자 수는 1,500명을 넘어섰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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