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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지난해 악성 재고만 100조 쌓였다…“보유 현금 줄고 차입금은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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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지난해 악성 재고만 100조 쌓였다…“보유 현금 줄고 차입금은 늘고”

입력
2020.04.09 16:33
수정
2020.04.09 18:5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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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9년 국내 상장기업 현금성 자산, 순차입금 추이 및 현금흐름 추이.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2015~2019년 국내 상장기업 현금성 자산, 순차입금 추이 및 현금흐름 추이.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악성 재고자산이 사상 최대 규모인 100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익성 악화와 함께 현금성자산이 감소하고 차입금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더해진 올해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9년 코스피 상장사 685개의 재무제표(2015∼19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각 상장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전년 대비 7.3% 감소한 13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인 355개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줄면서 전체 상장기업의 현금성자산은 2년 연속 줄었다. 기업의 자산대비 현금 보유 비중인 현금자산비율도 2016년 9.3%에서 2019년엔 7.6%로 떨어지면서 3년 연속 감소했다.

상장기업의 현금성 자산 감소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9년 102조6,000억원으로, 전년(137억7,000억원)에 비해 25.5% 감소했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적은 금액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중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33개로, 전체 상장사의 19.4%를 차지했다.

반면 기업들이 부족한 현금을 외부에서 많이 조달하면서, 갚아야 할 순차입금은 증가했다. 지난해 총 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236조9,000억원으로, 전년(171조2,000억원) 대비 38.4% 증가했다. 한경연은 차입금은 증가하는데 반해, 현금유입은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재무부담도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장기업 연도별 재규자산 증가 추이 및 재고자산 회전율 추이.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국내 상장기업 연도별 재규자산 증가 추이 및 재고자산 회전율 추이.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특히 지난해 상장기업에서 보유한 평균재고자산은 99조9,000억원으로, 전년(91조5,000억원)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역대 최대치로 나타났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시점도 지난해 31.7일로, 2017년(25.5일)에 비해 2년 만에 1주일가량 늘었다. 재고 처리 지연으로 ‘악성 재고’가 쌓이면서 기업들의 현금보유량은 계속해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은 143개로, 상장기업 5개중 1곳(20.9%)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으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 보다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부실한 ‘한계기업’은 2017년 28개에서 2019년 57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경연에선 한계기업의 증가 배경에 대해 기업 매출은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만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상장기업 매출은 전년 대비 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0.1% 줄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18년 9.4%에서 2019년엔 4.8%로 절반 가량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수치에서도 확인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발 경제 위기로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존립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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