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ㆍ대구시 “이유불문 즉각 조치하겠다”… 대구의료원은 경영난 호소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구급차 주변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이달 들어 대폭 줄었지만 현장에서 봉사하는 의료진과 소독업체, 도시락업체에게 수당과 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한달 넘게 인건비, 하청업체에 지불할 식자재비용 등 억대 대금이 밀리거나, 상당수 의료진이 수당을 받지 못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금 지급이 절차적으로 늦어지면서 모두가 고생하고도 혼선이 거듭된 것이다. 급기야 정부와 대구시, 해당 의료기관은 업무처리에 미숙한 점이 있었다며 즉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9일 대구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로 대구에 자원봉사 온 의료인 2,100여명 중 선별진료소와 보건소 등에 근무하는 900여명을 제외한 1,200여명이 아직 수당과 숙박비 등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당초 2주마다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운영지침 변경으로 1개월 단위로 4대보험 가입과 세금공제 등 추가검토가 이뤄지면서 지연됐다. 지난달 18일 파견 의료인이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 청구된 200여명의 의료진 출장비를 지급했고, 이날 기준으로 근무가 끝난 의료진 23명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감염의 위험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환자 진료를 위해 기꺼이 대구까지 달려와 헌신의 노력을 다해준 의료진들에게 당초 약속한 경제적인 보상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대구시와 상의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 방어 최일선인 대구의료원에서도 대금 지급이 연기되는 불상사가 빚어졌다. 소독전문업체 A사의 대구사무소는 31번 확진자가 나온 후 50일 넘게 의료원을 소독했으나 약품값과 인건비 등 2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대형병원에 도시락을 제공했던 업체들도 즉시 대금을 받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당초 대구시비나 기금으로 대금을 지급키로 협의됐으나 진행 과정에서 연기됐고 정부에서 이를 국비로 지급하기로 방침이 바뀌면서 혼선을 빚었다.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 병원이 먼저 지급하고, 추후 질병관리본부 보상심의위원회를 거쳐 정부가 지급하는 방식이지만 대구의료원은 경영악화로 대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었다. 이 의료원에는 신종 코로나 사태 후 장례식장과 호스피스병동에 발길이 끊겼고, 병동에는 신종 코로나 환자들이 지금도 258명이나 되면서 경영수익이 바닥인 상태다.

대구의료원은 이에 따라 최근 대구시에 긴급자금 24억원을 신청했다. 대구의료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발생 후 환자가 너무 많아 하루에 3번씩 방역을 하며 동고동락했는데, 결과적으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돼 죄송하다”며 “자금이 확보되면 1순위로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긴급자금 발생 사유가 타당한 것으로 보고 당초 20일까지 지원신청된 24억원을 10일이나 13일 집행키로 했다. 또 도시락 대금의 경우 업체가 신청하면 기금으로 즉시 지급키로 했다.

한편 대구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4명 추가로 발생하는데 그쳤다. 지난 2월 1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날부터 이날까지 모두 6,807명의 확진자가 나오기까지 가장 적은 신규환자 숫자다.

김재동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이유를 불문하고 신종 코로나 퇴치를 위해 고생하는 업체와 의료진들에게 제때 대금과 수당이 지급되지 못해 송구하다”며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세종=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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