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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반전 매력 최나연 “나를 위한 골프인생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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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반전 매력 최나연 “나를 위한 골프인생 이제 시작”

입력
2020.04.10 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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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즌 대방건설 소속으로 LPGA 무대를 누비게 된 최나연. YG스포츠 제공
2020 시즌 대방건설 소속으로 LPGA 무대를 누비게 된 최나연. YG스포츠 제공

곱상한 외모와 안정적인 실력으로 세계무대서 주목 받았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6년차 최나연(33ㆍ대방건설)은 최근 3년 사이 골프인생의 큰 굴곡을 겪었다. 허리부상과 슬럼프로 고전하던 재작년 병가를 내고 골프채를 내려놨다. 긴 휴식을 마친 뒤 돌아온 그는 마음의 짐을 덜어낸 듯 활동 반경을 넓혔다.

대표적인 영역이 유튜브다. 구독자 약 2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나연이즈백(Na Yeon is back)’에서 그는 이제껏 대중에 비춰진 모습과 다른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민낯으로 등장하는 일이 허다하고, 술 좋아한단 얘기도 술술 던진다. 조리 있게 전하는 레슨 영상엔 “반갑다”거나 “고맙다”는 팬들의 댓글이 꾸준히 달린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의외의 인맥. 지난달 가수 보아(34)가 최나연을 찾아와 레슨 받는 영상은 20만뷰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최나연은 9일 전화인터뷰에서 “보아 언니의 팬이었는데, 약 5년전 보아 언니를 안다는 지인을 졸라 처음 만나게 됐다”며 이젠 “보아 언니가 샷이 잘 안 될 때 연락해 도움을 청하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최나연(왼쪽)이 가수 보아가 함께한 유튜브 영상. 유튜브 나연이즈백 캡처
최나연(왼쪽)이 가수 보아가 함께한 유튜브 영상. 유튜브 나연이즈백 캡처

처음 둘의 만남은 ‘어색’ 그 자체였다고 한다. 최나연은 “마주하긴 했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정말 민망했다”며 당시를 떠올랐다. 그러나 둘은 이내 동질감을 찾았다. 10대 때부터 각자 영역에서 스타로 우뚝 서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음에도 이면의 지독했던 외로움과 싸워야 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절친’이 됐다. 골프로 더 가까워진 보아의 실력이 쑥쑥 늘어 가르치는 재미도 두 배란다.

이제 서른 줄에 접어든 최나연은 보아와 함께 요즘 ‘자신을 위한 삶’을 찾아가는 데서 또 한 번 공감하고 있다. 최나연은 “어릴 땐 앞만 보고 달려왔고, 주변의 기대치를 충족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살았지만 이젠 보다 멀리 보고, 하고 싶은 걸 이뤄가며 살고 싶다”고 했다.

최나연은 “슬럼프 기간이 정말 힘들었지만,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성장에 큰 도움이 된 경험이었다”고 했다. 당시 믿고 따르던 캐리 웹(46ㆍ호주)이 “한국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모든 걸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계속 짓눌려 골프에 흥미를 잃게 되는 것 같다”던 ‘뼈 때리는’ 진단도 그가 골프인생을 다시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최나연(오른쪽)이 최근 생일을 맞은 모친과 다정하게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나연 제공
최나연(오른쪽)이 최근 생일을 맞은 모친과 다정하게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나연 제공

지난해 팀 대항전으로 열리는 LPGA 투어 베이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최나연의 골프’를 다시 찾아가고 있는 그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시즌이 중단되면서 뜻밖의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나연은 “엄마 생신이 있는 4월은 항상 시즌 초반이라 해외에 있었다”며 “선수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엄마 생일에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새 시즌 재개가 하루 빨리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은 크다. “지금은 선수가 아니라 백수”라며 웃던 그는 “아무래도 대회가 언제 시작될지 몰라 답답한 면은 있다”며 “대회 나가는 걸 즐기게 되면서 하루빨리 비행기도 타고 대회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남은 골프인생에서의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최나연은 “당장은 LPGA 시드 유지라는 기본적인 목표를 계속 이뤄가고 싶다”고 전하면서도 “캐리 웹 조언처럼 쉴 때 쉬어가면서 오랜 시간 투어 무대를 누비는 게 꿈”이라고 했다. 신지애(32) 이보미(32) 박인비(34) 유소연(30) 등 또래 절친들이 함께 ‘롱 런’ 한다면 금상첨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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