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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강 첫날…경기지역 고교 순조롭게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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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강 첫날…경기지역 고교 순조롭게 진행

입력
2020.04.09 15:56
수정
2020.04.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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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고색교, 최대 2주일 전부터 테스트

성남 서현고, 모든 수업 쌍방향 원격강의

서버 다운으로 연결 중간에 끊기는 점과

과제물 수행평가 미반영 등은 숙제로 남아

유은혜(맨 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9일 오전 수원 고색고교를 방문 온라인 개학식에 참석했다. 유 부총리가 고색고 물리학 수업에 참여해 교사가 아이들과 쌍방향 원격수업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임명수 기자
유은혜(맨 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9일 오전 수원 고색고교를 방문 온라인 개학식에 참석했다. 유 부총리가 고색고 물리학 수업에 참여해 교사가 아이들과 쌍방향 원격수업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임명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교육사상 최초로 진행된 온라인 개학.

경기지역 중·고교는 최소 사흘 전. 길게는 2주일 이전부터 온라인 개강을 준비해온 터라 서버 중단이나 교사와 학생 간 어색함 없이 개학식과 수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다만 일부 학생들의 경우 노트북(또는 휴대폰)의 와이파이 문제 등으로 연결이 잠깐 끊기는 점과 화상 연결이 아닌 경우 아이들의 학습참여 및 출석체크 유무, 쌍방향 수업이 아닌 과제물 제출 방식은 향후 수행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점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국내 교육 역사상 첫 온라인 개학식이 열린 9일 오전 경기 수원시 고색고교 본관 1층 진진카페. 이날 전국의 모든 중·고 3학년은 이날 온라인 개학했다.

3학년 학생 220여 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개학식이 열렸다. 이날 개학식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참석했다.

유 장관은 축사에서 “오늘 대한민국은 70여년 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 방식으로 2020학년도 새 학기를 시작했다”며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휴업 기간을 더 연장할 수 없었고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개학을 선택했다”며 “온라인 개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불편함, 어려움은 교육부도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사를 마친 유 장관은 이 학교 3학년 학생 3명과 공식 인사를 나눴다. 학생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학교와 선생님이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하고 알려주셔서 이제는 조금 익숙한 것 같다”며 “친구들도 못 봤는데 이렇게라도 보니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다 보면 선생님도, 우리도 과제를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어플을 사용해야 하는데 장비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유 부총리가 한 학생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1분여 동안 화면과 음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등 일부 서버상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중간중간 채팅방을 나가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교사의 질문에 대답한 학생이 30명 중 1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등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모습도 보였다.

정종욱 고색고 교장은 “우리학교는 지난달 30일부터 쌍방향 원격수업을 준비해 그나마 다행”이라며 “문제는 교사들이 사용하는 자료 등의 저작권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 만큼 한시적으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일 오전 경기 수원시 고색고 박준범 한국지리 담당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과서에 담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9일 오전 경기 수원시 고색고 박준범 한국지리 담당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과서에 담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이날 지리수업을 맡았던 박준범 교사는 “아이들과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하고, 농담을 했다가 반응이 없어 민망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며 “다만 교사들이 장비를 직접 구입한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 강의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니 교육부 차원에서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영범 고색고 교감은 “출석체크는 교사들이 질문을 던져 답을 요구하거나, 문제를 낸 뒤 수업 끝나기 직전 답을 제출하라는 식으로 체크하고 있다”며 “선생님들 스스로 다양한 방법으로 체크하고, 7일 이내 과제제출 등으로도 가능한 만큼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개방한 성남 서현고교는 타 학교와 달리 개학식은 물론 이날 진행된 6교시까지 모두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진행했다. EBS 서버가 불안한데다 학생들이 오프라인과 똑같은 환경에서 출석체크 후 수업을 들어야 향후 수행평가 등에서 공정한 실력발휘가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준비과정 등을 이유로 오전에는 쌍방향 원격수업을, 오후에는 단방향(EBS 강의) 수업으로 진행한다.

실제 서현고는 교사들은 오프라인처럼 3학년 빈 교실을 찾아 노트북을 놓고 강의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화면에는 교사들이 준비한 자료와 교사 및 아이들 얼굴이 좌우에 배치돼 수시로 질의응답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한 교사는 아이들에게 “자 이번 문장은 OOO가 읽어볼까” 말하자 학생이 문장을 읽어 내려가기도 했다.

이날 6반 교실에서 생화체육수업을 진행한 김지하 교사는 “캠이 설치돼 있어 학생들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근력운동, 스트레칭 등을 알려줬다”며 “서버 문제로 대용량을 저장할 수 없어 운동계획서를 작성, 실천한 영상 보관해 뒀다 오프라인 개학 때 제출하면 수행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윤영 서현고 교감은 “교사들이 모두 쌍방 원격수업으로 진행하는 이유는 모든 아이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며 “학생의 교육권이 우선이기 때문에 교사들도 힘들지만 쌍방 원격수업을 채택,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온라인 수업에 나선 성남 서현고 김지하 생활체육담당 교사가 덤벨을 들어 보이며 학생들에게 간단한 근력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9일 오전 온라인 수업에 나선 성남 서현고 김지하 생활체육담당 교사가 덤벨을 들어 보이며 학생들에게 간단한 근력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고3 아들을 둔 학부형은 “자기 방에서 휴대폰으로 수업을 듣는 모습을 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쨌든 온라인으로라도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아무런 문제없이 출석체크, 과제물 제출 등이 누락되지 않게 학교에서 잘 체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봉춘 성남교육지원청 경영지원국장은 “온라인 개학이 처음이다 보니 학부모들께서 많이 혼란스러워 하시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교사들이 충분히 교육을 받고 준비한 만큼 믿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처음에는 누구든 시행착오라는 게 있는 만큼 부족한 부분은 교사들과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고쳐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ㆍ성남=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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