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지난달 최소 3차례 오류 
 투자자 초 단위로 손실 가능성 
 서버 늘리면 되지만 비용 탓 머뭇 
게티이미지뱅크

‘동학개미운동’으로 일컫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의 유례없는 주식투자 열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증권사 주식거래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자칫 투자자들의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증권업계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주식시장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은 지난달에만 최소 세 차례 이상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전산장애가 났다. 접속이 지연되거나 계좌 잔고와 거래내역이 제대로 조회되지 않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증권사는 물론이고 SK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에서도 크고 작은 전산장애 사고가 일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매수를 기대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로 몰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일평균 주식거래량은 21억6,675만주(코스콤 집계)로 1월(일평균 16억6,249만주)보다 30% 가량 늘었다. 지난해 평균(12억9,540만주)과 비교하면 70% 가까이 폭증한 수준이다.

문제는 전산장애로 인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주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선 단 몇 초 차이로도 손익의 폭이 확대될 수 있다. 전산장애 사고가 금융거래 신뢰성을 떨어트리는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미국시장에서는 소송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다우지수가 5% 이상 급등했던 지난달 2일 1,000만명 이상 이용자를 보유한 MTS ‘로빈후드’가 갑자기 멈추면서 매매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이 집단소송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빈후드 측은 “예상치 못했던 주문의 폭증 때문”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자 금융당국도 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거래량 급증을 이유로 댄 증권사의 경우, 정말 사고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투자자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향후 종합검사 등을 통해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산장애 사고를 막는 해법은 간단하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사가 서버 용량을 늘리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용량 서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증권사들 입장에선 현재와 같은 거래량이 유지될 지 확신할 수 없어 서버를 섣불리 늘리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미국과 달리 고빈도 매매 비중이 적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증권사가 최근과 같은 거래량 폭증을 사전에 대비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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