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기 쇠꼬챙이로 개 도축하면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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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기 쇠꼬챙이로 개 도축하면 유죄”

입력
2020.04.0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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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살법, 동물보호법서 금지한 ‘잔인한 방법’에 해당

운동신경 마비돼도 의식은 그대로… 고통 고스란히 느껴

게티이미지뱅크

전기 쇠꼬챙이를 입어 넣어 동물을 도살하는 행위는 동물보호법이 금지한 ‘잔인한 방법’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개 농장 운영자 이모(68)씨의 재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에 선고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2011년부터 2016년 7월까지 매년 30두 상당의 개를 도살해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제기했다.

재판의 쟁점은 전살법이 동물보호법에서 규정한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동물보호법은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1ㆍ2심은 모두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도축 방법이 잔인하기는 하지만 동물보호법에 반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반면 대법원은 “전기를 이용한 도축법을 허용하는 것이 국민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대상 동물에 대한 그 시대와 사회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피고인 신문과 수의과대학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 등을 통해 △개 도살에 사용된 쇠꼬챙이에 흐르는 전류의 크기 △개가 감전 후 기절하거나 죽는 데 소요되는 시간 △전기를 이용한 도살방법의 구체적인 형태 △개에게 나타날 체내외 증상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 이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전기적 도살법을 사용할 경우 운동신경은 마비돼도 의식이 남아 있어 도살 때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기준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상고심을 맡은 대법원도 파기환송심 판단을 받아들여 이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동물의 생명보호와 그에 대한 국민 정서의 함양이라는 동물보호법의 입법목적을 충실히 구현한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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