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이 먼저냐 생명권이 먼저냐… 15일 자가격리자 7만5,000명 예상
18대 총선 당시 한 시민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4ㆍ15총선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의 투표를 놓고 정부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자가격리자의 참정권을 보장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국민들의 생명권을 위협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9일 자가 격리자들이 투표 마감 직전 투표소에 도착해 오후 6시 이후 투표하도록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투표일 오후 4∼5시쯤부터 일정 시간 자가 격리자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자가격리 해제를 결정해야 한다.

6일 오후 6시 기준 국내 자가격리자 수는 4만6,500여명으로 투표 당일 자가 격리자는 약 7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자가 격리자에게도 참정권을 보장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 과정 중 추가 발생하는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안전 장치를 어떻게 갖추느냐가 고민이라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앞서 7일 자가 격리자에게도 선거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권은 국민이 가진 가장 중요한 참정권이고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라며 “자가 격리 조치는 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개인의 희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안전하면서도 투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맘카페 회원들이나 누리꾼들은 자가격리자들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자칫 감염이 확산되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맘카페 한 회원(daj***)은 “자가 격리자에 대한 통제가 다 제대로 될지 우려된다”며 “건강이 좋은 편도 아니고 아이도 어리기 때문에 이번 투표할지 여부를 고민 해야 겠다”고 적었다. 또 자가 격리자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사전 투표를 하겠다(힘**), (햄**)는 의견도 있었다.

이 밖에도 “투표도 온라인으로 하면 안되냐”(나천****)(그레****), “무증상감염자도 있는 상황에서 꼭 선거를 강행했어야 하나”(꼬북****) 등 자가 격리자들의 투표에 대해 반대하는 반응도 올라왔다.

앞서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재외국민 투표는 55개국에서 중단되거나 단축되면서 올해 재외유권자 투표율은 23.8%에 그쳤다.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2012년 19대 총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부 교민들은 중앙선관위의 재외선거 중지로 참정권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을 하기도 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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