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요 감소로 “등급 유지 어려워” 전망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을 앞세워 올 한해 코로나19 여파를 비교적 순탄하게 극복할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현대차 그룹에 대해선 전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로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8일 ‘코로나19 환경 하에서 한국 기업 및 금융기관 신용도 추이 및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S&P는 “한국 전자 업체들에 대한 코로나19 신용도 영향은 비교적 작은 편”이라고 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 “80조원 이상의 순현금 포지션을 감안할 때 등급 하향 압력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서버 디램(DRAM),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 반도체 수요 증가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S&P는 “견조한 1분기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선도적 시장 지위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코로나19 여파를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5조원,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8%, 2.73%씩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될 2분기 실적에 대해선 “스마트폰 수요 둔화 등으로 IM(모바일), 디스플레이 패널 등 실적 압박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 그룹에 대해선 “현재 신용등급 수준(BBB+)에서 등급 유지 여력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올해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약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기아차 판매량도 10% 이상 감소하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내수 시장이 크고 신모델 출시 효과, 환율 효과 등으로 주요 글로벌 경쟁 업체에 비해선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고 S&P는 전망했다. 실제로 S&P는 BMW, 폭스바겐 등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일제히 낮췄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앞서 신용등급 전망이 줄줄이 하향된 정유화학 기업들에 대해선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 정제마진 악화, 수요 둔화 등 상반기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한진과 이마트 등 항공, 유통 산업에 대해서도 신용도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은행 등 금융산업의 신용도는 당분간 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은행에 대해선 “완만한 자산 성장을 바탕으로 자본적정성이 유지되고 정부의 높은 지원 의지가 있다”며, 증권사에 대해선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견조한 시장 지위 및 고객 베이스를 이유로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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