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에서 요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 위법 사항에 대한 대국민 사과 시한이 연장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내외 환경을 감안해 사과 방식과 수위, 내용에 대한 내부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준법위는 삼성그룹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한을 다음달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가 더 필요하고 코로나19 사태도 있어 사과 기한을 며칠 더 연장해 달라고 준법위에 요청했다”고 8일 밝혔다.

준법위는 이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 파기환송심 재판부에서 삼성 측에 준법경영 강화를 요구하자, 삼성 7개 계열사가 지난 1월 출범시킨 준법경영 감시 활동 기구다. 지난달 11일 준법위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위법 행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 그룹 차원의 ‘무노조 경영’ 방침 폐지 공식 선언 등을 요구하는 권고문을 이 부회장에 송부하고 기간을 한달 내로 못 박았다. 준법위에서 삼성측에 제시한 마감시한은 이달 10일이다.

삼성 측은 준법위 권고 수용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그 방식과 수위에 대해선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이 직접 위법 행위를 언급하는 건 부담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이 “준법위를 양형 사유로 삼는 건 봐주기식”이라며 재판부 기피신청까지 낸 것도 걸림돌이다. 준법위 역할이 의심받는 가운데 권고대로 따르는 행보에 대한 손익 계산 또한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정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준법위 요청에 대한 이 부회장의 별도 기자회견 추진 역시 부정적이다.

준법위 측은 삼성의 연기 요청을 수용하면서 “5월 11일까지 마감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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