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모두 흑색선전을 벌이며 선거판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 선거가 양당의 ‘1대 1 구도’로 굳어지고 박빙 양상을 보이자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 (누군가) 총선용 정치 공작을 2, 3개 정도 준비한 것 같다. 이번 주말에 터트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야당이나 언론이 민주당 등 여권을 공격하려 한다’는 분위기는 풍기면서도, ‘팩트’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서) 특별대책팀을 만들어 대응하겠다”고만 했다.
집권여당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에 근거를 대지 않은 채 ‘정치 공작설’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건 이례적이다.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8일 페이스북에 “집권 여당의 대표까지 왜 저러는지…”라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에선 검사 출신인 김웅(서울 송파갑) 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호하기 위해 여권이 버닝썬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이 지난해 버닝썬 사건 최초 제보자인 김상교씨로부터 미리 제보를 받고도 사건을 은폐했다는 것이 김 후보 주장의 골자다. 다만 김 후보는 버닝썬 사건 연루 의혹을 받은 윤규근 총경이 조 전 장관과 가까운 관계라는 ‘정황’만 거론했을 뿐, 음모론을 입증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통합당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김 후보는 “당시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n번방 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
여야의 네거티브 경쟁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열성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보자는 차원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선거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진실을 가리기 힘들 것”이라며 “지지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를 던져 공세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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