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화상상담만이 살 길”… 기업들 해외 영업도 비대면방식으로 진화할까

알림

“화상상담만이 살 길”… 기업들 해외 영업도 비대면방식으로 진화할까

입력
2020.04.08 16:06
0 0
한 국내 기업 관계자가 통역과 함께 코트라 화상상담장에서 원격 시스템을 통해 해외 바이어와 계약과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한 국내 기업 관계자가 통역과 함께 코트라 화상상담장에서 원격 시스템을 통해 해외 바이어와 계약과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마이크로 전기차를 제조하는 W사는 지난달 한 러시아 방산업체와 약 3억6,500만원(30만 달러)어치의 제품 공급을 확정 지었다. 추후 충전인프라 및 전기차 추가공급 가능성도 열어 놨다.

하지만 이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지난해 첫 미팅 이후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올해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대면 미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거나, 최악의 경우 불발될 수도 있는 상황. W사는 코트라의 화상상담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올해부터 화상상담으로 수 차례 미팅을 가진 끝에 오랜 협상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해외 바이어를 직접 만나는 대신 화상상담으로 영업 활동을 전환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8일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2월13일~4월6일까지 이뤄진 화상상담 건수는 2,343건으로, 국내기업 1,309개사와 해외 바이어 1,073개사가 참여했다. 이 기간 동안 거둔 성과는 약 244억원(2,0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화상상담 건수는 불과 7건. 지난해 분기별로 진행된 행사를 포함해도 960건에 불과했다.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50여일만에 지난해 전체의 약 2.5배에 달하는 폭발적인 수요가 몰린 것이다.

코로나19로 호황을 맞은 진단업체도 판로 개척은 화상상담을 통해서 이뤄졌다. 국내 진단장비 제조사인 H사는 지난달 4차례 화상상담을 진행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진단의료기 회사인 Y사와 약 16억원(130만 달러)에 달하는 코로나19 진단장비 수출 계약을 맺었다.

기업들의 수출을 지원하는 기관과 단체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영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화상상담 인프라와 상담 행사를 대폭 늘리고 있다.

코트라는 이날부터 기존 화상 상담장 5개에 10개를 추가 운영하며, 올해 안으로 45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상담부스는 기존 44개에서 88개로, 수출알선 사이트인 ‘바이코리아’ 내 온라인 전시장도 33개에서 6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화상상담은 지난해 직원 1명이 부가적으로 했던 업무였지만, 지금은 전사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도 격주로 개최하던 ‘빅바이어 온라인 회상 수출상담회’를 앞으로 매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K-푸드’에 이어 다음 주는 ‘중동 소비재’, 23일에는 ‘K-뷰티’ 상담회가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화상 상담의 확산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기업들의 주된 영업 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채익 코트라 디지털수출지원 전담반 장은 "해외 바이어와의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지면 코로나19 영향권을 벗어나도 관련 수단을 계속해서 활용하는 추세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 관계자는 “화상 상담을 이용해 본 현지 바이어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조금만 진정돼도 해외 바이어들의 화상상담 요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