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은 수많은 선거 전문기관들의 예측을 뒤엎는 결과였다. 영국 데이터 분석 기업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만은 달랐다. 트럼프 선거운동 자문을 맡았던 이 기업은 그의 당선을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그들이 활용한 최첨단 무기는 빅데이터.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시시콜콜한 성격 테스트에 참여한 27만명, 그리고 그들 친구 목록에 있는 5,000만명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이를 토대로 32개의 유형으로 사람들을 분류했다. 개인의 디지털 생활족적을 낱낱이 꿰뚫어 개방성, 외향성, 성실성 등 개인의 성향을 나눈 것. 그 뒤 맞춤형으로 트럼프 지지 유도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입했다. 트럼프 캠프는 다가오는 재선도 이런 방식으로 치를 것으로 보인다.
타겟티드
브리태니 카이저 지음ㆍ고영태 옮김
한빛비즈 발행ㆍ424쪽ㆍ1만8,000원
이 책의 저자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핵심 인물이었다. 빅데이터의 장밋빛 미래를 꿈꿨으나 데이터 산업의 추악한 행태에 경악하며 2018년 내부고발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마치 한편의 추리소설처럼 써냈다. “예전에는 침략자들이 땅을 약탈했다. 오늘날에는 실리콘밸리가 우리를 조용히 약탈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인 디지털 정체성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 그의 간절한 외침이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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