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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확진자 나온 날도 강남 룸살롱은 “오늘 풀방, 대기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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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확진자 나온 날도 강남 룸살롱은 “오늘 풀방, 대기 10명”

입력
2020.04.08 17:26
수정
2020.04.08 17:3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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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만의 대화방’에서 오간 영업 현황 

 집단감염 우려는 딴 나라 얘기 

8일 새벽 3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룸살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 빈방과 대기 고객 상황을 공지하는 메시지가 올라와 있다. 이 룸살롱에는 60여 개의 방이 있는데 다인실을 뜻하는 대(大)방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방은 모두 찼다. SNS 캡처
8일 새벽 3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룸살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 빈방과 대기 고객 상황을 공지하는 메시지가 올라와 있다. 이 룸살롱에는 60여 개의 방이 있는데 다인실을 뜻하는 대(大)방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방은 모두 찼다. SNS 캡처

서울 강남 룸살롱 여종업원 2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드러나 집단감염 비상이 걸린 7일 밤에도 다른 룸살롱들은 버젓이 영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밀실 구조라 어느 곳보다 감염 위험에 노출됐지만 하룻밤 사이 종업원과 손님 등 최소 수백 명이 드나들었다.

8일 본보가 입수한 룸살롱 관계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 메시지 내역에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성황을 이룬 영업 현황이 들어있다. 대화방에서는 각 업소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메시지들이 바쁘게 오갔다.

적게는 200여 명에서 많을 때는 400명까지 참여하는 대화방은 강남 일대 주요 룸살롱 관계자와 중개업자들이 영업 현황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다. 룸살롱 측이 빈방 수 등을 공지하면 그에 맞춰 중개업자들이 손님을 안내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각 룸살롱들은 별도의 대화방을 운영한다. 입수한 대화내역을 종합하면 여종업원 확진 판정이 사회적 이슈가 된 날에도 강남 일대 룸살롱들은 손님이 바깥에서 수십 분씩 대기할 정도로 붐볐다.

이날 오전 3시 신사동의 한 룸살롱은 모든 방이 가득 차 대기자가 13명이라는 공지를 올렸다. 해당 룸살롱은 노래방 10인실 크기의 방이 60개 정도 있는 대형 업소다. 삼성동의 다른 룸살롱은 대기 손님이 10명이라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동안 최소 1,000명은 이 업소를 방문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런 룸살롱이 적어도 10곳은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룸살롱 단체 대화방에서 업소 관계자와 중개업자들이 실시간으로 업소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SNS 캡처
지난 7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룸살롱 단체 대화방에서 업소 관계자와 중개업자들이 실시간으로 업소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SNS 캡처

대형 룸살롱은 100여 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이 대기실 한 곳을 이용하면서 여러 방을 돌아다녀 집단감염에 특히 취약하다. 대기자가 몰리다 보니 손님이 바뀔 때 마다 방을 방역하지 않고, 일부 업소들은 방역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단속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지난 7일 밤 서울 강남구 일대 유흥업소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방역 당국의 단속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SNS 캡처
지난 7일 밤 서울 강남구 일대 유흥업소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방역 당국의 단속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SNS 캡처

서울시는 이날 룸살롱과 클럽 등 유흥업소 422곳에 대해 오는 19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거지만 일부 업소들은 단골 고객 위주로 암암리에 영업을 이어갈 여지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7일 밤에도 정문을 닫고 영업한 곳들이 있다”며 “업소와 손님 간 관계가 끈끈하면 얼마든지 비밀리에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당분간 유흥을 끊겠다”는 일부 남성들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유흥업소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절클’하겠다” “집에 박혀 있어야겠다” 등의 반응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들이 클럽 출입을 끊고, ‘집콕’을 하겠다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유흥업소와 관련해 확진 판정을 받거나 확진자 접촉 시 동선 노출로 인해 몰아칠 사회적 비난을 우려해서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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