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 대한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뉴스1

위기에 몰린 대한항공이 결국 전 직원 순환 휴직을 결정했다. 휴직자 규모는 전 직원의 70%를 넘는다.

대한항공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6개월간 직종ㆍ부서별로 순환 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휴직 기간에 평균 임금의 70%나 통상임금 중 선택해 휴업 수당을 받는 유급 휴직 형태다. 휴직 대상은 국내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 1만9,000여명이며, 부서별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여유 인력이 모두 휴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제선 운항 횟수가 평시 대비 90%가량 감소했다. 현재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공항에 그대로 세워져 있는 상태다. 여객기 운항률을 감안하면 직원 휴업 규모는 전체 인원의 70%를 넘는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한항공노동조합도 이날 사내 게시판에 ‘코로나19로 인한 휴업 공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고통 분담의 일환으로 휴업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휴업으로 인한 인사상의 불이익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휴직 직원들에게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항공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을 휴업·휴직 수당의 최대 90%로 인상했다.

또 대한항공은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이달부터 임원들의 임금도 ‘경영 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반납하기로 했다.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기로 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기존에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 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대한항공 노사가 직원 휴업을 결정한 것은 자금 유동성에 대한 압박이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장 이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2,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포함해 올해 막아야 할 회사채만 총 5,000억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매출은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인건비, 항공기 대여료, 이자 등으로 매달 지출되는 고정비는 약 9,000억원에 달한다”며 “순환 휴직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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