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석이 걸린 강원도 총선 판세가 안갯속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지만, 강원지사를 지낸 이광재(원주갑)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등장과 보수 후보들의 분열로 미래통합당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선거를 치르고 있다.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전석(9석)을 휩쓸었고, 20대 총선에선 1석만 민주당에 내줬다.
7일 본보가 각 당의 자체 판세분석과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한 결과, 강원 지역구 8곳 중 5곳에서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합당이 앞서 있는 곳은 속초ㆍ인제ㆍ고성ㆍ양양(민주당 이동기ㆍ통합당 이양수 후보)과 동해ㆍ태백ㆍ삼척ㆍ정선(민주 김동완ㆍ통합 이철규 후보) 등 2곳이었다. 민주당은 이광재 후보와 박정하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 원주갑 1곳에서 우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강원에서 ‘4석 이상’을 노리고 있다. 통합당의 목표는 원주갑과 강릉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승리해 ‘최소 6석’을 확보하는 것이다.
허영 민주당 후보와 김진태 통합당 후보가 경쟁하는 춘천ㆍ철원ㆍ화천ㆍ양구갑을 비롯한 4곳은 각 당의 자체 실시 여론조사에서 최근 승부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고 한다. 통합당에서 낙천한 현역 권성동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릉의 경우, 홍윤식 통합당 후보와 통합당 소속으로 강릉시장을 지낸 최명희 무소속 후보 등 보수 후보가 복수로 나와 혼전이다. 민주당은 김경수 후보의 어부지리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강원도당 관계자는 “‘이광재 효과’가 강원 전역으로 퍼지고 강릉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상황이 좋진 않지만 최근 접전 지역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듯,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강원 지원유세에 나서 “강원 경제가 마비 상태”라며 문재인 정권의 지역경제 실정론을 부각시켰다.
민주당이 16년 동안 3석 전석을 휩쓴 제주에선 통합당이 ‘0석 징크스’를 깰 수 있을 지 여부가 관심사다. 2004년 17대 총선 이후 통합당은 제주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제주을(민주 오영훈ㆍ통합 부상일)과 서귀포(민주 위성곤ㆍ통합 강경필) 등 두 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제주갑(민주 송재호ㆍ통합 장성철)은 접전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제주갑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제주에서 최소 1석을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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