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부실대응 강력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가팔라지면서 초기 대응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력 일간지의 한 칼럼니스트는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악평을 쏟아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이자 역사학자인 맥스 부트는 5일(현지시간) ‘역대 최악의 대통령’ 제하의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맹비난했다. 그는 “한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그를 ‘현대에서 가장 나쁜 대통령’이라고만 규정해왔다”면서 “하지만 재앙 수준의 코로나19 대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시대를 통틀어 최악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주장했다.

부트는 가장 먼저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역사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에 따르면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일자리 순손실은 900만개였으나 코로나19에 따른 최근 2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000만건에 달했다. 이에 더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실업률이 13%까지 치솟았다고 추산하면서 80년 전 대공황 이후 최고치라고 보도했다.

더욱 심각한 건 인명피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6일 “코로나19 환자 수가 곧 0명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7일 오전 기준 미 존스홉킨스대가 집계한 미국 확진자 수는 36만8,449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상황이 악화하자 말을 바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10만~20만명이 숨진다면 선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역시 1945년 이후 미국의 모든 전쟁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부트는 꼬집었다.

부트는 미국 최대의 참변인 남북전쟁을 막지 못한 제임스 뷰캐넌 전 대통령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쁜 이유로 코로나19가 예견된 참사였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진주만 공습이나 9ㆍ11 테러와 달리 코로나19의 위험을 파악하는 데는 어떠한 1급 기밀도 필요하지 않았다”며 “1월부터 전문가와 언론, 야당에서 경고음을 보내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WP는 올해 1월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알렉스 에이자 보건부 장관으로부터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보고받고도 과장된 보고로 일축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면서 부트는 코로나19에 적절하게 대응한 나라로 한국과 대만, 캐나다, 독일 등을 꼽았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같은 날 최초 국내 확진자를 보고했지만 이후 대응에서 양국의 명암이 갈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만명당 4명인데 반해 미국은 25명으로 6배나 높고,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번 망신이 워낙 기념비적이라 최근 가장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 받는 조지 W. 부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러시모어산에 입성해도 될 지경”이라고 비꼬았다. 러시모어산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인물들이 조각돼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매번 남에게 책임을 돌리지만 11월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역사의 냉혹한 평가를 피할 순 없을 것”이라며 “(최악의 대통령 오명을 벗은)뷰캐넌 전 대통령은 어디선가 안도의 미소를 짓고 있을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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