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5 총선 줌인]

눈물 영상 우원식ㆍB급 뮤비 오신환

이색 콘텐츠로 ‘2030 표심’ 겨냥

서울 강남갑에 출마하는 태구민 미래통합당 후보가 통합당 기호인 2번을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랩을 하고 있다. 태영호TV 영상 캡처

“드롭 더 비트! (drop the beat) 2번에는 2번이네, 2번찍어 2겨내세! 요~(yo)”

래퍼가 아니다. 4ㆍ15 총선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출연한 홍보 영상의 일부다. 영상 이름은 ‘입덕주의, 태구민이 랩을 한다 홍홍홍~’이다. 북한 고위 공직자 출신 이력만으로는 좀처럼 떠올리기 어려운 태 후보의 랩 하는 모습이 궁금했는지, 7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이 게시된 지 하루도 안 돼 조회 수 1만건을 넘겼다.

최재성 서울 송파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머리가 큰 후보가 좋은 후보”라며 ‘셀프 디스’하는 영상으로 관심을 샀다. 해당 영상에서 ‘일타강사 최쌤(선생님)’으로 분한 최 후보는 “다리가 짧은 후보가 좋은 후보다. 막 뛰어다녀야 하니까”라며 자신이 선거운동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는 오신환 미래통합당 후보가 'B급 감성'을 자극하는 홍보 영상 속에서 표정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오신환TV 영상 캡처
서울 노원을에 출마하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의정활동 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 우원식TV 영상 캡처

이번 총선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뜸해진 거리 유세의 틈새를 ‘SNS 유세’가 메우고 있다. 과거 총선 때만큼 유권자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 후보들이 눈길을 확 사로잡을 이색 콘텐츠를 만들어 전파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깊이 있는 내용보다는 재미를 우선하는 ‘톡톡’ 튀는 콘텐츠들은 SNS에 익숙한 2030세대를 넘어 4050까지 겨냥하고 있다.

‘누가 누가 더 튀나’ 경쟁엔 여야 모두 빠지지 않는다. 서울 노원을에 나선 우원식 민주당 후보는 의원활동을 하면서 눈물을 보였던 모습들만 모은 영상을 선보였다. 진정성을 호소하기 위한 취지다.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오신환 통합당 후보는 기계가 부른 듯한 선거송 위에 다양한 표정연기를 얹은 ‘B급 감성’ 뮤직비디오로 눈길을 끌었다.

부작용도 있다. 대구 수성을에 나선 홍준표 무소속 후보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의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 역)와 자신을 비교한 웹툰으로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웹툰 원작자인 조광진 작가가 이날 자신의 작품이 선거운동에 활용되는데 거부감을 표시하자, 홍 후보측은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 홍 후보측은 “해당 홍보물은 지지자들이 제작한 것”이라며 “작가의 의견을 존중해 관련 게시물을 내렸다”고 밝혔다.

SNS를 통한 이색 홍보가 실제 표심으로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다. 이에 대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후보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표로 이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후보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내용 즉 ‘알맹이’를 누가 더 효과적으로 전달했느냐에 달렸다는 해석인 것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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