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정권 때부터 국정 참여” 당당히 밝혀 올드보이 연륜 부각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서울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노련한 김종인(80)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등장하자 마자 선거 판을 장악했다. 그는 요즘 통합당의 ‘원톱 메신저’다. 거의 모든 메시지가 그의 입에서 나오고 정리된다.

김 위원장이 선거 현장에서 자주 쓰는 무기는 ‘라떼는 말이야’(기성 세대가 훈계조로 쓰는 “나 때는 말이야”의 풍자)다. 박정희 정권 때부터 국정에 참여했다는 김 위원장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수사로 연륜을 강조, 메시지의 집중도와 신뢰도를 끌어올린다. ‘올드 보이’라는 점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부각시키는 게 그의 역발상 화법인 셈이다.

김 위원장의 ‘라떼는…’은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할 때 특히 자주 등장한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에 열세를 보인다. 김 위원장은 “내가 선거를 많이 이겨 봐서 아는데, 여론조사는 틀린 경우가 많았다”는 논리로 민주당 대세론을 차단한다. 그는 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가 4년 전에는 민주당 선거를 이끌어 봤다. 민주당이 60석도 안 된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결국 1당이 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수 차례 옮겨 다닌 이력도 거침없이 언급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라떼는…”은 30여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그는 이날 서울 성북구 지원유세에서 “1987년 민주화의 계기는 12대 총선에서 여당이 서울에서 참패한 것”이라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교수 자격으로 의료보험제도 도입을 건의한 것,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경력 등을 앞세워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처를 비판하기도 한다.

연륜을 강조하는 전략에 맞춰 선거운동 차림도 바꿨다. 김 위원장은 4년 전 더불어민주당 총선을 이끌 때는 야구점퍼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최근 유세장엔 양복을 입고 통합당 상징색인 핑크색 스카프를 두르고 나온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4년 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원유세하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왼쪽 사진)과 6일 황교안 후보 지원유세 중인 김종인 위원장. 배우한 기자ㆍ이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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