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권 침해^돌봄 비용 등 사회^경제적 비용 훨씬 크다”
미국 일리노이주 헤브론의 한 초등학교 건물 앞에 6일 코로나19로 인한 휴교령 때문에 운영하지 않는 학생 통학차량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헤브론=AFP 연합뉴스

대부분의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 문을 닫았다. 나이가 어릴수록 면역력이 낮고 대규모 인원이 모여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휴교령으로 발생하는 사회ㆍ경제적 비용이 예방 효과보다 훨씬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제는 무작정 휴교를 연장하지 말고 개학 시기와 방법을 고민할 때라는 지적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6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랜싯 아동ㆍ청소년건강에 게재한 논문에서 과거 감염병 사태 관련 16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독감이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발병 당시 휴교령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대표 사례는 2003년 발병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사태다. 당시 피해가 극심했던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에 휴교령이 내려졌지만 감염병 통제에는 큰 효과가 없었다. 전염률은 낮은데 어린이 발병률만 높다면 휴교가 유의미할 수 있으나, 이는 코로나19 감염ㆍ확진 특성과 정반대다.

반면 학교 폐쇄로 야기되는 부정적 영향은 심각하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연구를 이끈 러셀 바이너 영국 왕립 소아과 및 아동보건학회(RCPCH) 회장은 “학교가 문을 닫으면 학습권 침해, 아동 정신건강 문제 등이 생기는데 특히 취약계층 아이들의 피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가계 내 돌봄 비용이 늘어나는 피해 역시 만만치 않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유행 당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12~13주간 휴교로 발생한 사회적 비용은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0.2~1%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각국 정부가 서둘러 개학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너 회장은 “(휴교 대신) 등교 및 쉬는 시간을 조정하거나 수업은 하되, 학교 운동장 폐쇄와 같은 다른 예방 조치를 장기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물론 반론도 적지 않다. 영국 정부 자문위원인 닐 퍼거슨 임페리얼컬리지런던(ICL) 교수는 일간 가디언에 “여러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병행하는 휴교령은 가정간 접촉을 차단해 전염 속도를 늦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반박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휴교령은 과학적 조언에 따라 시행되고 있어 (코로나19 상황이) 안전하다는 징후가 뚜렷해지면 개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구촌 학생 인구의 87%인 약 15억명이 감염병 확산에 발목이 잡혀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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