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부분 개봉 미뤄
‘부산행’ 후편 190억대 ‘반도’ 여름 개봉
안중근 영화 ‘영웅’도 최근 포스터 공개
영화 '부산행'의 4년 뒤 이야기를 다루는 '반도'. NEW 제공

여름 흥행 대전을 앞두고 할리우드 강적들이 회군을 선언했다. 어느 때보다 국내 대작끼리의 격전이 예상되는 상황. 예전 같으면 3,4월부터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라도 벌어졌을 법한데, 의외로 조용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이다.

여름, 특히 8월은 1년 중 가장 관객이 많다. 지난해 8월 관객수는 2,478만명, 2018년 8월엔 3,025만명에 이르렀다. 이 큰 전쟁터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대부분 참전하지 않는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때문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은 6월에서 12월로 개봉을 연기했다. 7월 개봉 예정이던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와 ‘모비우스’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테넷’은 7월, ‘원더우먼 1984’는 8월 예정이라지만, 연기 가능성이 크다.

유일하게 개봉하는 작품은 ‘뮬란’이다. 7월 24일을 개봉일로 확정지었다. 여기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옮긴 ‘뮬란’은 류이페이 등 출연 배우 대부분이 중국인으로 사실상 중국 시장을 겨냥한 영화다. 4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을 미뤘다.

무주공산 시장이 열렸지만 한국 영화도 잔뜩 움츠러들긴 매한가지다.

1,000만 영화 ‘부산행’(2016)의 후편인 ‘반도’는 최근 예고편과 스틸을 공개했다. 여름 개봉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총제작비 190억원을 들인 ‘반도’에는 강동원 이정현 등이 출연한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웅’도 최근 포스터를 공개했다. ‘해운대’(2009)와 ‘국제시장’(2014)의 윤제균 감독이 연출하고 뮤지컬 배우 정성화가 안중근 역을 맡았다.

뮤지컬 영화 '영웅'은 안중근 의사 서거일에 맞춰 포스터를 공개하며 여름 개봉 의지를 드러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두 영화 모두 속내는 복잡하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봐야 해서다. ‘반도’ 투자배급사 NEW의 양지혜 팀장은 “상황이 나아질 거라 생각하고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영웅’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전성곤 팀장도 “여름 개봉으로 잡혀 있는데다, 안중근 서거일(3월 26일)에 맞춰서 포스터를 공개한 것일 뿐”이라 말했다.

그 외 영화들도 암중모색이긴 매한가지다. 소말리아 내전을 배경으로 남북공관원 이야기를 다룬 류승완 감독, 김윤석과 조인성 주연의 ‘모가디슈’, 송중기 김태리 주연의 SF영화 ‘승리호’ 등의 작품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들 영화는 적게는 140억원, 많게는 240억원대의 제작비를 들이는 영화라 여름 대목이 아니면 제대로 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그러니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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