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들의 '종(種)을 뛰어넘은 사랑'은 언제나 신기하게만 느껴집니다. 고양이는 물론 닭, 원숭이, 심지어는 거북이와도 친구를 하는 강아지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이런 친구들을 보면 “종이라는 게 생각보다 별 거 아니구나” 싶습니다. 결국 마음만 통하면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오늘은 종을 뛰어넘은 작은 친구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영국의 일간 데일리메일(Dailymail)을 통해 보도된 소식입니다. 바로 아기 야생 여우 로지(Rosie)와, 강아지 매디(Maddy)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죠. 사진만 봐도 정말 귀여움이 뿜뿜하지 않나요? 요 귀여운 친구들이 대체 어떻게 친구가 된 건지, 자세히 좀 알아볼까요?
야생동물 사진사 리차드 보울러(Richard Bowler) 씨는 반려견 매디(Maddy)와 함께 영국 노스웨일스(North Wales)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일같이 풀숲을 헤치고 씐나게 산책을 가는 게 일상이라고 해요. 그런데 여느 날과 똑같이 산책길을 떠난 어느 날, 보울러 씨는 엄청난 광경을 보게 됩니다. 바로 몰살당한 여우 새끼들이었어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눈조차 뜨지 못한 여우 새끼들이 피범벅이 된 채 죽어 있었습니다. 보울러 씨는 로지의 아비가 새끼들을 물어 죽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해요.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말이죠.
그런데 싸늘하게 식은 아기 여우 시체들 사이로 꿈틀대는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바로 이번 사연의 주인공 로지였습니다. 형제들은 모두 죽음을 면치 못했지만, 로지만큼은 어째서인지 살아있었다고 해요. 이대로 두면 로지가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보울러 씨는 냉큼 로지를 주워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날 이후로 로지와 매디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고 하네요.
겨우 생후 15주밖에 되지 않은 로지는 보울러 씨 가정에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적응에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되어준 건 역시 강아지 매디였죠. 매디는 로지와 함께 테니스볼을 가지고 놀거나 정원에서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태어난 이래 형제의 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던 로지는 매디에게 크게 의지하게 됩니다. 둘은 마치 원래 형제였던 것처럼 매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렇다고 로지와 매디가 매일 노는 건 아닙니다. 둘은 보울러 씨와 함께 엄격한(?) 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앉아! 훈련과 배변 훈련이죠. 겨우 태어난 지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로지는 험난한 트레이닝을 꽤 잘 버텨내고 있다고 합니다. 머리가 굉장히 좋아서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고 하네요. 앉아! 훈련은 이미 100% 완벽하고, 배변 훈련도 거~의 다 왔다고 합니다.
보울러 씨는 “앞으로 로지가 야생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일단 지금은 행복한 추억을 최대한 많이 만들고 싶어요” 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물론 로지가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겠지만, 이미 사람과 개의(?)손에 무척 익숙해져있는 친구라 둘의 우정은 거의 평생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지도 참 귀엽지만 낯설게 생긴 친구라고 싫어하거나 괴롭히지 않고 자연스레 로지를 가족으로 맞아준 매디도 참 멋지죠? 둘의 우정, 앞으로도 영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주희 동그람이 에디터 2j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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